김연아에게 브라이언 오서 코치(49·캐나다)는 ‘빙판 위의 아빠’다. 경기 전 김연아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도, 연기를 마치고 돌아온 제자를 따뜻하게 안아주는 것도 모두 그의 몫이다. 24일 쇼트프로그램을 앞둔 김연아를 바라보는 오서 코치의 인자한 미소는 누리꾼들 사이에 ‘아빠 미소’로 불리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오서 코치는 선수시절 캐나다의 간판 스타였다. 캐나다선수권을 여덟 번 제패했고 1987년에는 세계선수권 정상에 올랐다. 최고 인기와 부를 누렸지만 못 이룬 단 하나의 꿈은 올림픽 금메달이었다. 그는 1984년 사라예보와 1988년 캘거리 대회 남자 싱글에서 연속 은메달에 머물렀다.
26일 밴쿠버 퍼시픽콜리시엄에 모인 캐나다 관중은 김연아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여왕의 환상적인 연기에 대한 찬사이면서 자국 출신 스타가 키워낸 제자가 스승의 한을 풀어준 데에 대한 감사의 표시였다.
오서 코치는 “김연아를 가르치는 것이 자랑스럽다. 그는 완벽주의자다. 밴쿠버에 도착한 순간부터 금메달을 예상했다”며 기뻐했다.
김연아와 오서 코치가 처음 만난 건 2006년 5월 캐나다에서였다. 오서 코치는 김연아의 어머니 박미희 씨의 전담코치 제안에 망설였지만 결국 김연아를 자신의 첫 제자로 받아들였다. 그리고 제자를 자신의 특기였던 트리플 악셀만 제외하곤 ‘모든 것이 완벽한’ 여왕으로 길러냈다. 그때 천재 안무가 데이비드 윌슨 코치를 만나 인연을 맺은 것도 오늘의 김연아를 있게 했다.
반면 아사다 마오(일본)를 지도한 타티아나 타라소바(63·러시아)는 명성에 흠집이 났다. 그는 지금까지 올림픽에서 9명의 금메달리스트를 배출했지만 이번에는 실패했다. 타라소바는 지난해 말부터 올림픽 직전까지 아사다의 훈련을 지켜보지 못하는 등 코치 의무를 소홀히 했다는 비난도 피할 수 없게 됐다. 현재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위대한 피겨 스승으로 발돋움한 오서에게 박수를 보내는 일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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