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심 집중된 김연아 귀국
“늘 혼자서 공항 들어왔는데
다른 선수들과 함께 와 영광”
‘김연아’란 이름 석 자는 이제 보통명사가 됐다. 맨 처음 누군가 ‘김연아’를 외치자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은 난리가 났다. 팬들은 밴쿠버 겨울올림픽에서 세계 신기록을 갈아 치우며 여왕에 등극한 그녀의 모습을 보기 위해 치열한 자리싸움을 벌였다. 그녀의 얼굴을 담기 위해 팬들이 터뜨린 휴대전화 카메라 세례는 사진기자들의 카메라 플래시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그녀가 입국장에 들어서면서 처음으로 던진 한마디는 ‘오’. 올림픽 이전부터 연예인을 능가하는 인기를 누렸지만 예상보다 훨씬 뜨거운 팬들의 열기에 그녀도 당황했다. 하지만 세계를 감동시킨 강심장답게 이내 여유를 되찾고 미소를 지었다. 그녀가 여유 있게 손을 흔들자 팬들은 ‘김연아’를 다시 연호했다.
이어 열린 기자회견장에서도 주인공은 단연 김연아였다. 다른 메달리스트와 코치진 등이 동석했지만 질문 3개 중 1개는 그녀에게 몰렸다. 김연아는 이 자리에서 “결과가 어떻든 항상 저를 위해 기도하겠다는 팬들의 응원 덕분에 부담 없이 경기를 펼칠 수 있었다”며 영광을 팬들에게 돌렸다. 또 “항상 혼자 공항에 들어왔는데 이번엔 다른 선수들과 함께 와 너무 자랑스럽고 또 영광이다”라며 밝게 웃었다.
향후 일정과 관련해선 “오래 준비해온 큰 산을 넘어 아직 얼떨떨하다. 일단 이달 말 세계선수권대회 2연패가 목표고 그 이후는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옆에 있던 브라이언 오서 코치도 “연아의 미래에 대해선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차근차근 얘기해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서 코치가 전날 밴쿠버에서 “연아의 남은 과제는 트리플 악셀”이라고 말한 부분과 관련해서 김연아는 “이번에 처음 들은 얘기”라고 말했다. 그녀는 “이번 올림픽에서 처음으로 실수 없이 기술들을 구사했다. 아직 이 기술들을 더 완벽하게 연마하는 게 우선”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기자회견을 마친 뒤 김연아는 환호하는 팬들을 향해 몇 번이나 ‘감사합니다’를 외치며 공항을 빠져나갔다. ‘연아 언니’라며 목청껏 소리 지르던 여고생은 혼자 이렇게 중얼거렸다. “정말 완벽하다. 저렇게 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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