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신의 ‘3강 예언’은 숨겨둔 야심?“빼앗긴 챔피언 타이틀을 찾아오겠다”고 다짐하면서도 “올 시즌은 KIA 두산 삼성의 3강 구도로 진행될 것이다. SK를 비롯한 나머지 팀들이 4강 한자리를 놓고 다툴 것”이라고 했다. 냉정한 현실 판단일까, 아니면 단순한 엄살일까.
2007∼2008시즌,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챔프를 차지한 뒤 지난해 KIA와의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아쉽게 패해 준우승에 그쳤던 SK 김성근 감독이 올 시즌 페넌트레이스가 ‘KIA 두산 삼성의 3강 구도’로 펼쳐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 감독은 3일 롯데와의 사직구장 연습경기에 앞서 “KIA의 투수진은 정말 막강하다”면서 “세 팀이 3강 구도를 형성하고 SK와 다른 팀들이 4강의 나머지 한 자리를 놓고 치열한 싸움을 벌일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우승팀 KIA의 변함없는 막강 투수진에 주목하면서 이현승과 장원삼을 영입해 탁월한 전력보강 효과를 누리게 된 두산과 삼성을 높이 평가했다.
그러면서 SK엔 날카로운 잣대를 들이댔다. 현 전력을 냉정하게 봤을 때 세 팀에 밀리는 게 사실이라면서 “SK는 흐름을 어떻게 타느냐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전력을 페이스 조절을 통해 만회하겠다는 시즌 운용 전략이 묻어났다.
곧이어 유독 뼈아픈 질책을 마다하지 않는 ‘애제자’ 김광현에 대해선 “머릿속에서 지운 이름”이라고 했고, 박정권 정근우 박재상 김재현 박재홍 등 주축 멤버들이 대거 빠진 연습경기 라인업을 보면서 “저게 우리 팀 베스트 라인업”이라고도 했다.
“KIA 등이 3강 구도를 형성할 것”이란 김 감독의 말은 에이스 김광현과 송은범, 재활 중인 두 원투펀치의 개막전 출장 여부가 불투명한 현실에 대한 아쉬움이 담겨 있었지만, 김 감독 견해와 달리 타팀들은 SK를 올해도 강력한 우승후보 중 하나로 꼽고 있다. 불펜 투수층이 지난해보다 탄탄해졌고, 야수도 워낙 풍부한 가용자원을 갖추고 있어서다.
김 감독 역시 “이번 스프링캠프를 통해 주전과 백업 차이가 줄었다”고 흐뭇해하기도 했다.
결국 ‘KIA 등 3강 구도’발언은 김 감독 스스로 자신을 끊임없이 채찍질하면서 페넌트레이스를 치러 ‘또 한번 일을 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보는 게 정답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