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청한 하늘에 구름 한 점 없는 모양새다. 올해부터 일본 프로야구 롯데에서 뛰게 될 거포 김태균(28)의 얘기다. 야쿠르트의 한국인 투수 듀오 임창용(34)과 이혜천(31)의 앞길도 창창하다. 반면 요미우리 이승엽(34)과 소프트뱅크 이범호(29) 앞에는 먹구름이 잔뜩 끼어 있다.
일본 프로야구 12개 구단은 지난달 28일로 전지훈련 일정을 모두 마치고 시범경기를 하고 있다. 아직 초반이긴 하지만 한국 선수 5인방의 기상도는 확연히 엇갈리고 있다.
○맑음-김태균 임창용 이혜천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롯데 김태균이다. 전지훈련 연습경기 때부터 큼지막한 홈런포로 무력시위를 했던 김태균은 시범경기 들어 더욱 진가를 드러내고 있다.
3일 지바 마린스타디움에서 열린 요코하마와 경기에서 4번 지명타자로 나선 김태균은 3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4-0 승리를 이끌었다. 상대 선발 시미즈 나오유키로부터 1회에는 결승 타점이 된 중월 2루타를, 3회에는 좌월 2루타를 쳤다. 그는 직전 경기인 1일 주니치와 경기에서는 3타수 3안타의 맹타를 뽐냈다. 4회에는 나고야돔 가운데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130m짜리 대형 홈런을 쳤다. 시범경기 들어 4경기 연속 붙박이 4번 타자로 출장하고 있으며 타율은 0.417(12타수 5안타)에 이른다. 니시무라 노리후미 롯데 감독은 “따로 말이 필요 없을 정도”라며 만족해했다.
지난해 야쿠르트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었던 임창용과 이혜천도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지난해까지 중간계투로 나섰던 이혜천은 지난달 28일 니혼햄과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4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승리투수가 됐다. 이날 9회 등판한 임창용은 1이닝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따냈다. 이혜천은 “최근 코칭스태프로부터 선발 준비를 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선발로 나가면 더 잘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 흐림-이승엽 이범호
이승엽과 이범호는 팀 내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지난 2년간 부상으로 부진했던 이승엽은 올해 스프링캠프에서는 예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외야수에서 1루수로 전향한 다카하시 요시노부와의 주전 1루수 경쟁에서 밀리는 형국이다. 다카하시는 차세대 요미우리 감독으로 꼽히는 선수. 자연스럽게 다카하시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지고 있다. 하라 다쓰노리 감독이 “최강의 라인업을 내보내겠다”고 공언한 지난달 28일 세이부와의 시범경기 1루수로 나선 것은 다카하시였다. 이날 다카하시는 2루타 2개를 쳐내며 하라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3일 주니치와 경기에서도 다카하시는 1루수로 선발 출장했고 이승엽은 경기 중반 대수비로 나서 1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이범호 역시 3루수 경쟁에서 마쓰다 노부히로에게 한발 뒤지고 있다. 시범경기 들어 마쓰다는 3루수로, 이범호는 지명타자로 출전하고 있다. 3일 세이부전에서 이범호는 3타수 2안타의 맹타를 휘둘렀지만 마쓰다 역시 2타수 1안타를 쳤다. 현재까지는 수비에서도 마쓰다가 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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