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안준호 감독은 평소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기로 유명하다. ‘코트의 신사’ ‘얼음 표정’ 등은 이런 그의 스타일 때문에 생긴 별명. 하지만 3일 KT&G와의 잠실 홈경기를 앞두고 그의 목소리는 어느 때보다 크고 단호했다. “시즌 내내 들쭉날쭉한 모습을 보여 팬들께 너무 죄송하죠. 두고 보세요. 상대팀들이 삼성이란 이름만 들어도 벌벌 떨게 만들 테니까….”
경기 전까지 삼성의 성적은 5할 승률도 되지 않는 25승 26패. 그러나 안 감독의 자신감에는 이유가 있었다. 무엇보다 최근 눈에 띄는 변화는 수비력. 지난 시즌까지 상대팀들을 질리게 만들었던 끈끈한 수비가 되살아났다. 혼혈 귀화선수 이승준의 활약도 눈에 띈다. 안 감독은 “이승준이 수비도 좋아졌고, 팀원들과 호흡도 잘 맞는다”며 힘을 실어줬다.
삼성의 자신감은 경기에서 고스란히 묻어났다. 톱니바퀴 같은 조직력으로 상대를 압박했다. 1쿼터 접전을 펼친 양 팀의 명암은 2쿼터 중반 이후 갈렸다. 이승준(22득점), 이규섭(15득점), 마이카 브랜드(19득점 8리바운드)가 공격을 이끌며 3쿼터 한때 20점 가까이 앞섰다. 결국 85-75로 삼성의 승리.
KT&G 이상범 감독은 “확실히 달라졌다. 플레이오프에서 삼성을 만나는 팀은 고생 좀 할 것”이라며 패배를 인정했다. 4연승을 달린 삼성(26승 26패)은 6위, KT&G(15승 37패)는 SK, 전자랜드와 공동 7위가 됐다.
창원에선 LG가 KCC에 89-80으로 승리했다. LG는 팀 최다인 9연승을 달리며 KCC와 공동 3위(34승 19패)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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