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펄펄, 쌍용 훨훨… “봤지 나이지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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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4일 03시 00분


박지성-이청용-기성용 맹활약 코트디부아르 격파
드로그바 위력적인 돌파 - 슛 온몸으로 막아내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 나설 최종 엔트리를 확정하는 마지막 평가전. 유럽에서 뛰는 ‘그들’이 합류하자 아프리카의 강호 코트디부아르도 넘을 수 있는 상대였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3일 영국 런던 로프터스 로드 스타디움에서 전반 4분에 터진 이동국(전북)의 선제골에 이어 후반 인저리타임에 터진 곽태휘(교토상가)의 추가골로 남아공 월드컵 본선 진출국인 코트디부아르를 2-0으로 꺾었다.

올 초 남아공과 스페인에서 치른 전지훈련과 지난달 일본 도쿄에서 열린 동아시아선수권에서 대표팀은 국내 선수들 위주로 구성됐다. 유럽과 중동에서 뛰는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청용(볼턴) 기성용(셀틱) 이영표(알 힐랄) 등은 합류하지 않았다.

한국이 동아시아선수권에서 중국에 0-3 패배의 수모를 당할 때도 허 감독은 믿는 구석이 있었다. 연일 소속팀에서 맹활약 중인 유럽 해외파들에 대한 믿음이었다.

마침내 이들이 합류하자 한국의 전력은 기대 이상이었다. 부상으로 빠진 공격수 박주영(AS 모나코) 대신 이동국과 이근호(이와타)가 투톱을 맡았고 박지성과 이청용이 좌우 측면, 김정우(광주)와 기성용이 중앙 미드필더에 포진했다. 좌우 풀백은 이영표와 차두리(프라이부르크), 중앙 수비수는 이정수(가시마)와 조용형(제주)이 맡았다.

코트디부아르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2위로 이번 월드컵에 출전한 아프리카 팀 중 최강으로 꼽힌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의 스트라이커 디디에 드로그바도 위협적이다.

하지만 한국 선수들은 전혀 밀리지 않았다. 한국의 첫 골은 전반 4분 만에 나왔다. 기성용이 오른쪽에서 대각선으로 찔러준 프리킥이 코트디부아르 수비수의 머리를 맞고 뒤로 흐른 것을 페널티박스 왼쪽 모서리 부근에 있던 이동국이 오른발 발리슛으로 상대 골문을 꿰뚫었다. 이동국은 동아시아선수권 일본전 페널티킥 골에 이어 2경기 연속 골.

유럽 해외파의 합류로 한국의 공격 루트는 다양해졌고 공격 흐름은 매끄러웠다. 이영표와 박지성으로 이어지는 왼쪽 측면 돌파와 이청용의 오른쪽 측면 돌파는 위력적이었다. 기성용은 중앙에서 날카로운 중거리 슛으로 측면 깊숙이 볼을 전달했다. 한국은 그동안 여러 차례 지적됐던 수비 불안도 이날은 별로 보이지 않았다.

허 감독은 후반 들어 변화를 주며 최종 실험을 계속했다. 이동국 이근호를 빼고 안정환(다롄 스더)을 원톱으로 기용했다. 안정환은 1년 8개월 만의 A매치 출격. 김남일(톰 토스크)은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았다. 후반 부상당한 이정수 대신 들어온 수비수 곽태휘는 쐐기골을 터뜨리며 ‘골 넣는 수비수’라는 이름값을 했다.

한국은 이 승리로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맞붙을 나이지리아에 대한 자신감을 키웠다. 코트디부아르는 조별리그에서 맞붙을 북한을 염두에 둔 경기였다.

대표팀은 5월 초 최종 엔트리를 확정한 뒤 에콰도르(5월 16일 서울), 일본(5월 24일 일본 사이타마), 스페인(6월 3일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과 연속 평가전을 갖고 월드컵 출격 준비를 마친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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