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金’ 기념주화 나온다는데… 한국 아닌 투발루서 발행, 왜?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6일 03시 00분


운동선수 최초 금-은화 2종
국내 ‘인물 주화’ 규정없어
호주 조폐국에서 만든 뒤
英연방 투발루 명의빌려 발행

‘피겨 여왕’ 김연아(20·고려대)의 밴쿠버 겨울올림픽 금메달 획득을 기리는 기념주화가 나온다.

대한체육회(KOC)는 5일 “김연아의 금메달을 기념하고 감동의 순간과 기쁨을 나누고자 기념주화를 발행한다”고 밝혔다. 스포츠 선수의 기념주화가 나오는 것은 김연아가 처음이다. 기념주화는 금화(지름 22.6mm, 무게 7.78g)와 은화(지름 40.6mm, 무게 31.1g) 두 종류다. 앞면에 김연아의 프리스케이팅 경기 장면과 사인, 대한체육회 휘장 등을 넣었다. 각각 3만 개가 발행되며 판매 가격은 금화가 88만 원, 은화가 12만1000원이다. ㈜화동양행 홈페이지(www.hwadong.com)에서 예약 판매한다.

김연아 기념주화는 여러 면에서 특이하다. 먼저 국내가 아닌 호주의 퍼스조폐국에서 제작됐다. 발행국은 영국연방국가인 투발루다. 호주의 동북쪽에 위치한 도서국가인 투발루는 인구가 1만2000여 명에 불과하다. 액면가에는 원화가 아닌 호주달러화가 새겨져 있다. 금화는 25달러(약 2만5700원), 은화는 1달러(약 1028원)다.

이렇게 된 이유는 국내에 특정 인물을 위한 주화 발행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기념주화는 액면가보다 높게 판매할 수도 없다. 대한체육회는 “한국은행법상 한국조폐공사에서 발행하는 주화를 마케팅이나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목적으로 판매할 수 없다. 이에 따라 다른 국가에서 제조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주화를 판매하는 ㈜화동양행은 “색상이 들어가는 주화이기 때문에 기술력이 있는 국가의 조폐국을 알아보다 호주 퍼스조폐국과 계약했다. 퍼스조폐국에서 직접 투발루에 발행 승인을 받았다. 일정 부분의 로열티 또는 수수료를 지불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투발루에서 통용은 가능하지만 88만 원을 주고 구입한 주화를 그곳에 가서 액면가 25달러에 사용할 가능성은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연아 기념주화 수익금의 일부는 한국 스포츠 발전에 쓰일 계획이다.

㈜화동양행은 그동안 노르웨이를 통해 고 김대중 전 대통령 기념주화를, 라이베리아를 통해 고 김수환 추기경의 기념주화를 발행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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