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스가 또 웃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8일 03시 00분


철옹성 수비… 탄탄한 조직… 다양한 전술…
LG에 완승… 동률 KT에 ‘맞대결 득실차’ 앞서 정규시즌 마지막 날 2연속 우승 확정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모비스가 정규시즌 2년 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KT와 막판까지 순위 다툼을 벌였던 모비스는 정규시즌 마지막 날인 7일에야 우승을 확정했다. 모비스는 이날 LG와의 창원 방문경기에서 80-69로 이겨 KT&G를 94-75로 이긴 KT와 40승 14패로 동률을 이룬 뒤 상대 전적(3승 3패)에서도 팽팽히 맞섰지만 맞대결 득실률에서 앞서 1위가 됐다. KT 전창진 감독은 우승은 아쉽게 놓쳤지만 지난 시즌 12승 42패로 최하위였던 팀을 취임 첫해에 2위까지 끌어올리는 리더십을 보여줬다.》

○ 수비 조직력이 모비스의 힘

유 감독은 이날 LG전에서 전반에 40-34로 쫓겼지만 “점수를 많이 안 내줬다”며 여유를 보였다. 이 말은 모비스의 팀 컬러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2년 연속 프로농구 최강의 자리를 지킨 모비스의 비결은 수비 조직력에 있다. 2m가 넘는 장신 선수도 없고 평균연봉도 10개 팀 중 8위일 만큼 스타도 없지만 그 대신 탄탄한 조직력으로 핸디캡을 커버한다. 올 시즌 경기당 평균실점은 73.9점으로 10개 구단 중 가장 낮다.

모비스의 홈구장인 울산 동천체육관 홈팀 라커룸과 숙소 식당 벽엔 두 단어가 크게 적혀 있다. ‘Rebound(리바운드)’와 ‘Defence(수비).’ 가드 김효범은 “유 감독께서 훈련 때 슈팅에 실패하면 박수치며 격려하지만 수비를 게을리하면 바로 불호령을 내린다”고 말했다.

경기당 평균 82.7점(팀 득점 2위)을 넣는 공격력에서도 팀워크가 빛난다. 15점 이상을 넣는 선수는 없지만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는 선수가 5명이나 돼 상대팀으로선 수비하기가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 13년 연속 현역 사령탑을 맡고 있는 유 감독이 그동안 축적된 수많은 전술을 상대에 따라 다양하게 구사하는 것도 강점이다.

○ 올 시즌 통합우승팀 나올까

지난 시즌 모비스는 4강 플레이오프에서 삼성에 1승 3패로 져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올 시즌엔 같은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유 감독은 “선수들의 떨어진 체력을 회복시켜 플레이오프를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1위로 마친 모비스는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해 4위 LG와 5위 동부전의 승자와 맞붙는다.

지난 시즌에도 3위로 마쳤지만 우승컵을 거머쥔 KCC가 올해도 지난해의 활약을 재현할지 관심사이다. 3위 KCC는 6강 플레이오프에서 6위 삼성과 맞붙는다. 부상으로 시즌 막판 결장한 괴물 센터 하승진이 컨디션을 회복해 돌아온다면 지난해와 같은 돌풍이 예상된다. 하승진은 8일 팀 훈련에 합류한다.

○ 주희정, 4시즌 연속 어시스트 1위

SK 주희정은 사상 처음 4시즌 연속 어시스트왕을 차지했다. 54경기에서 평균 6.07개로 오리온스 김승현(5.72개), 모비스 양동근(5.39개)을 제쳤다. 양동근은 그 대신 가로채기(2.09개)에서 1위. 득점왕은 LG 귀화 혼혈선수 문태영에게 돌아갔다. 54경기에서 평균 21.87득점. LG 크리스 알렉산더는 평균 9.83개의 리바운드, LG 조상현은 평균 1.92개의 3점슛, 삼성에서 이적한 모비스 박종천은 3점슛 성공률 42.5%를 기록해 각각 1위에 올랐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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