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10대’ 노승열, 유럽투어 정복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8일 03시 00분


말레이시아오픈 극적 우승
단독 2위 최경주 흐뭇한 미소

극적인 막판 승부에서 최후의 승자는 ‘무서운 10대’ 노승열(19·타이틀리스트)이었다. ‘탱크’ 최경주(40)는 1타 차로 아쉽게 우승 트로피는 내줬지만 스물한 살이나 어린 까마득한 후배에게 축하를 아끼지 않았다.

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GC(파72)에서 열린 유럽프로골프투어와 아시아프로골프투어를 겸하는 메이뱅크 말레이시아오픈 최종 4라운드.

최경주는 1타 차 공동 2위였던 18번홀(파5·634야드)에서 1.5m짜리 버디 퍼트를 넣어 선두였던 노승열과 동타를 이뤘다. 최경주의 다음 조였던 노승열은 드라이버 티샷이 훅이 나면서 10번홀 페어웨이에 떨어졌다. 게다가 3번 우드로 한 두 번째 샷은 연습용 퍼팅 그린 옆 카트 도로에 떨어졌다. 거듭된 위기에서도 노승열은 무벌타 드롭 후 30야드를 남기고 조명탑과 나무 사이로 한 칩샷을 컵 45cm에 붙여 버디를 낚아 승리를 결정지은 뒤 캐디를 맡은 아버지와 포옹했다. TV로 이 장면을 지켜보던 최경주는 “와” 하는 함성 속에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노승열은 4타를 줄여 합계 14언더파 274타로 생애 첫 유럽투어 정상에 오르며 대회 최연소 챔피언에 등극했다. 최경주는 단독 2위(13언더파 275타).

지난달 경기고 졸업 후 고려대에 입학한 노승열은 최연소 기록을 몰고 다닌 한국 남자 골프의 차세대 에이스. 중학교 2학년이던 2005년 한국 아마추어오픈에서 최연소로 우승하며 최연소 국가대표에 뽑혔다. 2007년 프로에 데뷔해 이듬해 아시아투어 미디어 차이나클래식에서 첫 승을 따냈다. 노승열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같이 연습 라운드를 한 최경주 프로님이 이제 우승할 때가 된 게 아니냐고 격려해 주셨다. 첫 승 때보다 더 기쁘다”고 말했다.

지난해 극심한 부진을 보인 최경주는 올 시즌 미국 프로골프투어 중 출전한 5개 대회에서 모두 40위 이내의 성적을 거둔 데 이어 이번 준우승으로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안선주 日프로골프 개막전 우승 ▼

일본 오키나와 류큐CC에서 끝난 일본여자투어 시즌 개막전인 다이킨 오키드 레이디스 토너먼트에서 안선주(23)는 합계 10언더파로 우승했다. 올 시즌 일본 무대에 데뷔한 안선주는 신지애(미래에셋) 박인비(SK텔레콤) 등 공동 2위를 5타 차로 따돌린 뒤 “겨울 훈련 동안 체중을 10kg 뺀 덕분에 지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호주 골드코스트 로열파인스리조트GC(파72)에서 막을 내린 유럽여자투어 ANZ 레이디스 마스터스에서는 캐리 웹(호주)이 26언더파로 우승한 가운데 이보미(하이마트)가 공동 2위(20언더파)에 올랐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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