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니맨’ 최익성씨 파란만장 야구인생 책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9일 03시 00분


6개 팀과 7번 이적. 그는 성적보다는 트레이드나 방출, 그리고 새로운 도전으로 더 유명한 선수였다. 연습생으로 삼성에 입단한 뒤 한화, LG, 해태(및 KIA), 현대를 돌아 다시 삼성, 그리고 SK를 마지막으로 옷을 벗었다. 자연스럽게 그의 이름 앞에는 ‘저니맨(Journey man)’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국내 프로야구 최다 이적. 두산과 롯데 유니폼만 입었으면 8개 구단 유니폼을 모두 입을 뻔했다.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2005년 SK에서 방출된 뒤에는 미국 야구에 도전하기 위해 태평양을 여러 차례 건넜다. 미국 독립리그와 멕시코, 심지어는 대만 프로야구에도 노크했다. 그가 ‘야구’라는 짐을 완전히 내려놓은 것은 2007년 추석 때였다. 수많은 도전과 그보다 많았던 좌절, 어릴 때부터 고질처럼 따라붙었던 부상과 이를 넘기 위한 피눈물 나는 훈련, 그리고 연기자 변신이라는 제2의 인생까지…. 순조롭기만 한 인생이 있겠냐마는 그의 인생은 파란만장 그 자체다. 그의 이름은 최익성(38·사진)이다.

최익성이 자신의 첫 번째 여행이었던 야구 인생을 담은 책을 펴냈다. 제목은 자신의 별명을 딴 ‘저니맨’(도서출판 밀알)이다. 야구에서 저니맨은 한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이 팀 저 팀을 옮겨 다니는 선수를 지칭하는 말이다.

‘편견의 끝에서 일어서다’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에서 그는 “1군에서 한 타석이라도 들어서 보는 게 소원”이었던 평범한 선수가 어떻게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한 선수가 될 수 있었는지, 나쁘지 않은 성적에도 왜 여러 팀을 전전하게 되었는지, 후배 이승엽(요미우리)과의 관계 등에 대해 진솔하게 썼다. 최익성은 “지나 보니 이 세상에 저니맨은 나 혼자가 아니었다. 내게 저니맨이라는 이름을 붙여준 세상 저니맨들에게 무언가를 돌려주고 싶었다. 세상에 단 한 사람이라도 나를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에게 힘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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