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애(22·미래에셋)의 아버지 신제섭 씨(50)는 대표적인 골프 대디다. 딸이 초등학교 5학년 때 처음 골프와 인연을 맺게 한 뒤 어려운 가정형편에도 온갖 정성을 기울인 끝에 세계 정상의 골프선수로 키워냈다.
평소 “아빠 없이는 오늘의 나를 생각할 수 없다”고 말하는 신지애가 아버지로부터 귀한 선물을 받았다. 자신을 주인공으로 한 ‘파이널 퀸 신지애, 골프로 비상하다’라는 책을 아버지가 최근 펴냈다. 여기에는 신지애의 골프 인생과 성장 과정, 가족 이야기 등이 세세히 담겨 있다. 신지애가 중학교 3학년 때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어머니 보험금 중 빚을 갚고 남은 1700만 원으로 골프 뒷바라지를 했고 잘 아는 은행 직원에게 웨지 3개를 맡긴 뒤 1000만 원을 대출 받아 필리핀 겨울훈련 비용으로 쓰기도 했다.
신지애는 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내 한 레스토랑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아버지와 함께 참석해 “내 책이지만 힘들었던 시간을 되새기고 해이해질 때마다 나를 잡아주는 계기가 될 것 같아 자주 읽겠다”고 말했다.
올 시즌 신지애는 울타리 같은 존재로 비유한 아버지와 떨어져 홀로서기를 하고 있다. 해외 원정에도 늘 동행하던 아버지 없이 캐디와 다니고 있다. “스스로 선택하게 돼 생각의 폭이 넓고 깊어졌다”는 게 그의 얘기.
신지애는 미국 여자프로골프투어 시즌 개막 후 22위와 3위의 성적을 거뒀다. 두 대회 우승을 휩쓴 일본의 미야자토 아이가 그를 위협할 라이벌로 떠올랐다는 얘기가 나왔다. 신지애는 “아직 우승할 타이밍이 안 됐을 뿐이다. 지난해에도 미야자토보다 잘 치지 않았는가. 조금 기다려주시면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여름을 지나면서 성적을 내는 스타일인 데다 웨이트트레이닝 위주의 겨울 훈련을 그 어느 때보다 충실히 했기에 기대가 크다.
어릴 적 고생했던 전남 담양에 내려가 쇼트게임을 보강할 계획을 밝힌 신지애는 18일 미국으로 출국해 25일 개막하는 기아클래식에 출전한다.
한편 아버지 신 씨는 골프선수 자녀를 둔 학부모를 위해 “아빠가 전문가가 돼야 한다. 자녀를 믿어라.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신 씨는 딸의 별명인 ‘파이널 퀸’의 이니셜인 FQ를 활용한 상표 등록 작업에 들어가 조만간 볼 마크를 제작하는 등 신지애를 내세운 사업 계획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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