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이야기]루니 - 호날두 - 메시 - 박지성… 지구촌 팬들이 가장 보고싶은 선수

‘제발 3개월 뒤 남아프리카공화국 하늘 아래서도 볼 수 있게 해 주소서….’

한국의 박지성, 잉글랜드의 웨인 루니(이상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 코트디부아르의 디디에 드로그바(첼시). 이들은 소속 국가를 포함해 지구촌 축구팬들이 월드컵에서 가장 보고 싶어 하는 선수들이다.

축구는 팀 스포츠이긴 하지만 스타플레이어에게 크게 의존하기도 한다. 박지성은 기술적인 면에서 그렇게 빼어나지 못하다. 하지만 언제, 어디서, 어떻게 자신의 특출한 에너지를 쓸지를 알고 있다는 점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지금까지 그 어떤 아시아 선수도 박지성 같은 경험을 쌓지 못했다. 박지성은 지구상 가장 훌륭한 클럽과 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다.

루니는 잉글랜드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박지성과 같이 뛰어난 폐와 숨이 멈출 때까지 달리려는 의지가 넘친다. 루니는 그 어떤 잉글랜드 선수보다 뛰어난 능력을 갖췄다. 골을 남보다 더 많이 터뜨리는 시각, 빚지면 꼭 되갚는 투지에서 다른 선수들은 따라오지 못한다. 루니는 2006년 독일 월드컵 8강전에서 포르투갈의 히카르두 카르발류를 밟아 퇴장 당했고 그 탓에 잉글랜드도 탈락했다. 루니는 여전히 다혈질적이다. 하지만 시즌이 지날수록 성숙하고 있다. 망아지에서 준마가 되고 있다.

호날두는 포르투갈의 전체다. 그가 없다면 포르투갈은 결코 강팀이 아니다. 호날두가 최상의 컨디션이라면 도박사들은 결코 반대 팀에 베팅하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그의 능력은 뛰어나다. 사실 포르투갈은 월드컵 결승 무대에 오르기엔 부족한 팀이다. 하지만 호날두의 거침없는 스피드, 환상적인 기술, 자로 잰 듯한 프리킥과 슈팅이 맹위를 떨친다면 전혀 불가능해보이진 않는다.

메시는 지구상 가장 뛰어난 선수다. 그는 최근 6개의 토너먼트에서 바르셀로나를 이끌며 능력을 증명했다. 메시는 언제나 날카롭다. 무에서 유를 창조해 우승컵을 끌어안는다. 그는 다재다능하면서도 언제나 겸손하다. 그의 작은 키는 약점이 아니다. 오히려 무게중심이 낮아 환상적인 볼 컨트롤이 가능하다.

아이로니컬하게도 메시는 디에고 마라도나 감독 밑에서는 빛나지 못했다. 마라도나는 메시보다 더 위대한 선수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지도자로서 팀을 어떻게 구성해야 하는지, 재능 있는 선수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요즘 아르헨티나 팬들은 마라도나가 메시 같은 세련된 선수들을 자유롭게 그라운드를 누빌 수 있도록 하기를 간절히 빌고 있다.

드로그바는 검은 대륙 아프리카의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코트디부아르엔 장신 선수들이 즐비하다. 만일 거스 히딩크가 조련한다면 모든 선수가 서로를 위해 경기하는 방법을 주입할 것이다. 첼시를 잠시 맡았던 히딩크는 드로그바의 중요성을 잘 안다. 드로그바는 ‘짐승돌’이다. 굵직한 근육이 품어내는 파워가 압권이다. 게다가 빠르고 겁이 없다. 하지만 그는 분위기를 탄다. 동기 부여가 있어야 하고 관리를 받아야 한다.

시간은 흐르고 있다. 위에서 말한 5명의 스타는 6월까지 해야 할 일이 많다. 드로그바는 아직 한 번도 품어보지 못한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좇고 있다. 프리미어리그와 FA컵 타이틀까지 노리고 있다. 코트디부아르 국민들이 제발 드로그바가 부상 없이 6월까지 버티기를 기도하는 이유다. 박지성과 루니, 호날두, 메시도 마찬가지다. 정규리그와 챔피언스리그가 기다리고 있다.

5개국 팬들은 이들이 다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축구는 전 국민에게 똑같은 기도를 하게 한다. 월드컵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랍 휴스 잉글랜드 칼럼니스트 robhu800@ntlworl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