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의 숙원이 이루어진다. 바로 2군 전용 연습구장 건립이다. 이와 관련 SK 텔레콤 등 그룹 차원에서 2군 전용구장을 지을 수 있는 자본을 지원하기로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금액은 200억원 이상으로 확인됐다.
SK 와이번스의 열렬한 팬으로 알려진 SK 텔레콤 정만원 사장이 힘을 실어줬다. 그동안 대의는 인정하면서도 실행을 못했지만 그룹 내에서 와이번스의 위상이 올라가면서 투자가 책정되기에 이르렀다.
SK 구단이 이미 부지를 알아보고 있는 상태다. 인천 외곽 지역을 포함해 경기 지역까지 망라해 적합한 터를 물색하고 있다.
훈련장에 포함될 ‘콘텐츠’는 주 경기장, 보조 경기장, 실내 훈련장, 그리고 숙소까지 포함돼 있다. 땅을 구입하고, 지자체의 허가를 얻기까지 절차적 시일이 소요되겠지만 상황이 가시화된 것은 확실하다.
SK는 최근 3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성적, 스포테인먼트·그린스포츠 등 흥행과 홍보, 이슈 선점에 있어서 프로야구의 리딩구단으로 자리매김했지만 오직 팜 시스템만큼은 아킬레스건이었다.
두산의 이천, LG의 구리, 롯데의 상동, 삼성의 경산 같은 2군 전용 볼파크를 가지고 있지 못했다.
‘토털 베이스볼’을 모토로 1·2군을 실질적으로 일원화시켰고, 김성근 감독의 혹독한 훈련과 무한 경쟁 유도로 선수를 길러냈지만, 팜 시스템으로 생산된 선수는 나오기 힘든 구조였다.
현재까지 SK 2군 선수들이 주로 훈련하는 장소는 송도의 한 야구장이다. SK 사람들이 “두바이”라 부르는 외진 곳이다.
야구장 바로 옆에 LNG 공장이 있어서 위험하고 시끄럽고 냄새나는 곳이다. 거기가 아니면 문학 실내 연습장에서 해야 되는데 이곳 역시 석면가루 등으로 인해 선수건강에 유해한 환경이다.
규제에 묶여서 문학구장 잔디는 밟지도 못한다. 인천축구단 보조구장에서 러닝 훈련을 하는 형편이다. 그나마 더부살이다 보니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오죽하면 “원정 다니는 편이 낫다”란 하소연이 나온다.
이런 현실을 누구보다 피부로 느끼고 있을 선수출신 민경삼 단장은 취임하자마자 “2군 전용 훈련장 건립을 첫 번째 과업으로 삼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비로소 물밑의 노력이 빛을 보기에 이르렀다.
신영철 사장-민경삼 단장 체제 하에서 SK는 김성근 감독-이만수 수석코치 영입, 한국시리즈 2회 우승, 인천 최다관중 3년 연속 돌파, 문학구장 업그레이드, 그린스포츠, 스타 마케팅, 팬 인프라 구축 등을 실현했다. 그리고 이제 장기적 선수육성을 위한 시스템 확충을 향한 SK 프런트의 행보가 본격화됐다. 문학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