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석 한국등반史 새 기록 도전 카운트다운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12일 03시 00분


안나푸르나 남벽 3無로 오른다
■ 선발대 네팔로 출발

산악인 박영석 씨가 안나푸르나 남벽 등정을 대비해 최근 눈 덮인 북한산 인수봉을 오르며 훈련을 하고 있다. 박영석 원정대가 이달
말부터 본격적으로 도전하는 안나푸르나 남벽은 세계에서 가장 오르기 어렵다는 거벽이 버티고 있다. 사진 제공 세계탐험협회
산악인 박영석 씨가 안나푸르나 남벽 등정을 대비해 최근 눈 덮인 북한산 인수봉을 오르며 훈련을 하고 있다. 박영석 원정대가 이달 말부터 본격적으로 도전하는 안나푸르나 남벽은 세계에서 가장 오르기 어렵다는 거벽이 버티고 있다. 사진 제공 세계탐험협회
“산악인은 정년이 없습니다. 산에 가야 산악인이고 탐험을 해야 탐험가지요. 동물원에 있는 호랑이가 호랑입니까.”

4전 5기 끝에 지난해 5월 에베레스트(8850m) 남서벽에 코리안 루트를 개척했던 산악인 박영석 씨(47·골드윈코리아 이사). 그의 도전정신은 나이를 먹을수록 더욱 불타오른다. 올해도 만만치 않은 목표 두 개를 세워놓고 있는 그가 그중 하나인 히말라야 안나푸르나(8091m) 남벽 도전에 나선다.

10일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세계탐험협회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대원들과 함께 루트 점검과 마무리 준비에 한창이었다. 안나푸르나 남벽은 에베레스트 남서벽, 로체(8516m) 남벽과 더불어 ‘히말라야 3대 남벽’으로 꼽힌다. 세계에서 가장 오르기 어렵다는 거벽(巨壁)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해발 4200m의 베이스캠프에서 정상까지 표고차는 3891m에 이른다. 표고차로만 따지면 에베레스트 남서벽보다 길어 오르기가 더 힘들다는 평가. 에베레스트의 경우 베이스캠프(5364m)에서 정상(8850m)까지의 표고차는 3486m이다.

안나푸르나 남벽 가운데서도 해발 7000m 부근부터 시작되는 600여 m 길이의 벽 구간은 세계 최고 암벽 전문가들만의 영역으로 불릴 만큼 험난하다. 평균 70도 경사에 중간 중간 90도 직벽과 ‘오버행(경사도가 90도를 넘어서는 구간)’도 있다.

더구나 박 대장은 이번 원정을 알파인 스타일로 루트를 뚫을 계획이다. 알파인 스타일은 짐꾼이나 산소통에 의지할 수 없고 전진캠프를 구축하거나 고정로프를 깔 수도 없다. 히말라야 8000m급 14좌 완등자를 3명이나 배출한 국내에서도 아직 8000m급 봉우리를 이런 방식으로 오른 예는 없다. 박 대장은 “1월 말에 정찰을 다녀왔고 대원들과 여러 차례 북한산 인수봉에서 훈련하며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고 말했다. 이번 원정엔 지난해 에베레스트 남서벽 코리안 루트를 연 주역들이 다시 뭉쳤다. 구자준 원정대장(60·LIG손해보험 회장)이 뒤를 받치고 진재창(44) 송준교(37) 신동민(36) 강기석 대원(32·이상 노스페이스 클라이밍팀)이 합류했다.

12일 선발대인 신동민 강기석 대원이 네팔 카트만두로 떠난다. 본대는 22일 출발해 합류할 예정. 원정대는 4월 초부터 20여 일간 정상으로 이어지는 안나푸르나 동쪽 능선 해발 7400여 m 고지까지 고소적응훈련을 겸한 신루트 개척에 나선 뒤 5월 초부터 본격적으로 남벽 도전을 시작한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 박영석 대장 안나푸르나 남벽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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