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조가 나을까, 주조가 나을까. 아이언을 구입하려는 골퍼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게 되는 선택의 문제다. 아이언은 헤드를 만드는 공정에 따라 단조(Forged)와 주조(Casting)로 나뉜다. 단조는 단단한 틀 위해 재료를 놓고 압력을 가해 찍어내는 것이고 주조는 속이 빈 틀 안에 쇳물을 녹여 부어 만든다. 흔히 볼 수 있는 아이언은 주조다. 형태를 자유롭게 만들 수 있는데다 가격도 상대적으로 낮다. 페이스가 넓고 치기 편해 초중급자들에게 적합하다.
그러나 스코어가 줄수록 단조 아이언을 찾는 골퍼들이 많다. 소위 '손맛'이 좋기 때문이다. 그 이유가 뭘까. "너의 아이언을 믿어라"라는 광고 카피로 유명한 단조 아이언의 강자 미즈노는 "소재인 연철부터 다르다"고 설명한다.
미즈노 단조 아이언 헤드는 히로시마에 있는 중앙공업에서 만들어 미즈노에 납품한다. 마쓰다자동차 등에도 철강 부품을 공급하는 회사로 60년 넘은 역사에 일본에서도 손꼽히는 기술력을 자랑한다.
"깡… 깡… 깡…" 헤드 공장 한 가운데 있는 거대한 기계가 굉음을 토한다. 60t 압력의 해머 프레스가 시뻘겋게 달궈진 연철을 내리치는 소리다. 세 번의 '망치질'에 일자형 막대가 순식간에 헤드 형태로 바뀐다. 넥까지 이어지는 선이 부드럽다. '그레인 플로 포지드(Grain Flow Forged)'라 이름 붙은 이 공법은 세계 8개국에서 특허를 얻은 기술이다. 헤드에서 넥까지 단류선(금속 조직의 흐름)이 살아 있는 게 특징.
중앙공업의 준 요시가와 사장은 "우리가 사용하는 재료 S25C-M은 탄소 함유율이 0.3% 이하인 최상급 저탄소강이다. 좋은 재료와 특허 기술이 만나 탄생시킨 게 미즈노 단조 아이언"이라고 말했다. 주조의 경우 금속이 녹았다 굳는 과정에서 탄소가 유입돼 표면이 딱딱해지는 반면 S25C-M은 저탄소강인데다 단조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표면이 곱고 불순물이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수차례 연마와 꼼꼼한 검사를 거친 헤드는 미즈노 테크닉스로 보내져 완제품으로 조립된다. 국내로 수출되는 단조 아이언은 모두 이곳에서 생산된다. 미즈노의 공식 수입업체인 덕화스포츠 김창범 대표는 "중국에서 만든 주조 아이언도 시장에 내놨지만 단조 아이언을 찾는 고객이 전체의 90% 정도"라며 "국내 골퍼 취향에 맞춰 헤드 금색 도금, 단단한 샤프트 등의 별도 공정을 덧붙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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