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와 동부의 6강 플레이오프 2차전이 열린 12일 창원실내체육관. 양 팀 감독은 경기에 앞서 이례적으로 기자회견을 함께했다. LG 강을준 감독(45)은 “경기장은 전쟁터지만 경기장 밖에선 축제가 돼야 한다”며 “감독끼리 얼굴 맞대고 축제를 즐기고 싶었다”고 말했다. 동부 강동희 감독(44)도 “젊은 감독들이 먼저 이런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는 상대 감독님 말씀에 공감해 이렇게 나왔다”며 환하게 웃었다.
화기애애하게 진행되던 기자회견은 한 대목에서 심각해졌다. 바로 상대 약점을 꼽아 달라는 부분. LG 강 감독은 잠시 고민하더니 동부의 외곽슛을 들었다. 볼 컨트롤과 골밑 높이 등에선 최강이지만 상대적으로 외곽슛이 약하다는 설명. 동부 강 감독은 볼 배급을 LG의 약점으로 지적했다. 1대1 능력이 좋은 선수들이 수두룩하지만 볼이 제대로 연결되지 않아 그 능력을 100% 살리지 못한다는 것.
이날 양 팀은 서로가 지적한 약점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2쿼터 초반까지 앞서던 동부는 이광재, 마퀸 챈들러 등의 외곽슛이 잇달아 림을 빗나가면서 LG에 추격을 허용했다. 반면 LG는 가드 전형수가 노련하게 볼을 돌리며 팀을 이끌었다. 1차전에 의욕만 앞서 11득점에 그쳤던 에이스 문태영도 차분하게 볼을 돌리며 팀플레이에 집중했다. 이후 LG는 문태영-알렉산더 콤비로, 동부는 김주성-챈들러-윤호영 ‘삼각 타워’의 높이를 앞세워 팽팽하게 맞섰다.
승부는 동부의 약점으로 지적됐던 외곽슛이 폭발하며 갈렸다. 동부 박지현은 3점슛을 3개 던져 모두 성공시키며 LG에 달아날 기회를 허용하지 않았다. 그리고 승부처이던 4쿼터 중반 동부 진경석이 3점슛을 연이어 림에 꽂았다. 4쿼터 3분여를 남기고는 점수 차가 17점까지 벌어졌다. 결국 77-65로 동부의 승리. 동부가 4쿼터 24점을 올리는 동안 LG는 12점에 그쳤다.
동부는 김주성(17득점), 윤호영(14득점)이 공격을 이끌었고, LG는 문태영(17득점)이 분전했다. 경기가 끝난 뒤 김주성은 “고비마다 외곽슛이 터져 경기가 쉽게 풀렸다. 4쿼터에 우리가 상대보다 좀 더 노련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3차전은 동부의 홈인 원주에서 14일 오후 3시에 열린다. 적지에서 2연승을 달린 동부는 남은 3경기에서 1승만 추가하면 정규시즌 1위 모비스와 4강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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