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끄러진 메달의 꿈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18일 03시 00분


유력 메달후보 ‘좌식스키’ 한상민 아쉽게 실격

처음으로 밟은 올림픽 무대. 영광의 메달까지 목에 걸 수 있을까. 한국 휠체어컬링대표팀이 2010년 밴쿠버 장애인겨울올림픽에서 연일 승전보를 전했다.

한국은 17일 밴쿠버 패럴림픽센터에서 열린 예선 6차전에서 이탈리아를 9-3으로 꺾고 4승(2패)째를 거뒀다. 한국은 1엔드에 3점을 뽑은 뒤 2엔드에도 2점을 보태 5-0으로 달아나며 승기를 잡았다.

캐나다(5승 1패)가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한국은 미국과 함께 공동 2위가 됐다. 독일, 노르웨이, 스웨덴(이상 3승 3패)이 1경기 차 공동 4위라 방심할 수는 없지만 일단 4강 토너먼트 진출을 위한 유리한 고지를 지켰다. 한국은 스위스, 캐나다(이상 18일), 독일(19일)과 3경기를 남겨 놨다. 스위스는 출전 10개 팀 가운데 최하위 전력이라 승리가 예상되지만 캐나다는 한 수 위다. 따라서 독일과의 경기가 4강 진출의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4강전은 예선 1-4위, 2-3위가 맞붙어 결승 진출 팀을 가린다. 여기서 이기면 은메달을 확보한다.

한국 장애인 스키의 간판 한상민(하이원)은 아쉽게 메달을 놓쳤다. 한상민은 휘슬러 크리크사이드에서 열린 남자 좌식스키(스키 플레이트가 달린 휠체어에 앉아 타는 방식) 대회전 1차 레이스 3분의 2를 지난 지점에서 턴을 하다 중심을 잃고 넘어져 실격됐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에서 한국 스키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메달(은)을 땄던 한상민은 이번 대회에서도 유력한 메달 후보로 꼽혔지만 비에 젖은 슬로프가 발목을 잡았다. 한상민은 “속력을 더 내려다 미끄러졌다. 빗방울이 고글을 가려 시야 확보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날 출전자 51명 가운데 24명이 실격됐다.

18일 활강, 19일 슈퍼대회전, 21일 슈퍼복합 출전을 앞두고 있는 한상민은 “주 종목은 아니지만 최선을 다하겠다. 이번에 메달을 못 따더라도 2014년 소치에서 다시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아이스슬레지하키 대표팀은 3경기 만에 골을 넣었지만 체코에 2-4로 졌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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