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가의 계보 우리가 잇는다” 서울국제마라톤D-3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18일 03시 00분


코오롱 듀오 황준현 - 박영민

中-日서 겨울훈련 완벽소화
지 옥의 식이요법도 마쳐
“포스트 이봉주 탄생 보라”

‘포스트 이봉주’를 노리는 코오롱 황준현(오른쪽)과 박영민이 17일 한국체대 운동장에서 훈련을 마친 뒤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고 
있다. 양종구 기자
‘포스트 이봉주’를 노리는 코오롱 황준현(오른쪽)과 박영민이 17일 한국체대 운동장에서 훈련을 마친 뒤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고 있다. 양종구 기자
“한국 최고의 명문 팀이란 명성을 되찾겠습니다.”

정하준 코오롱마라톤팀 감독은 17일 서울 송파구 오륜동 한국체대 운동장에서 황준현(23)과 박영민(26)의 훈련 모습을 지켜보며 이렇게 말했다. 21일 열리는 2010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81회 동아마라톤대회에서 잃어버린 자존심을 되찾겠다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코오롱은 1987년 창단해 황영조(국민체육진흥공단 감독) 이봉주 김완기 김이용 지영준 권은주 등 한국 마라톤의 계보를 잇는 스타의 산실 역할을 해 왔다. 황영조는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했고 한국기록(2시간7분20초) 보유자 이봉주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은메달과 2001년 보스턴 마라톤 우승, 그리고 1998년 방콕과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 2연패를 이뤘다. 권은주는 1997년 여자 한국기록(2시간26분12초)을 세웠다. 하지만 코오롱은 2시간8분30초의 지영준을 만들어낸 이후 이렇다 할 기대주를 길러내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서 ‘포스트 이봉주’를 탄생시키는 게 정 감독의 목표다.

황준현이 명가 재건의 선두주자다. 지난해 서울국제마라톤에서 2시간11분39초로 국제 8위, 국내 2위를 한 성장세가 무섭다. 176cm의 늘씬한 몸매에 잘 다듬어진 자세, 체력과 지구력을 겸비했다. 스피드만 보강한다면 2시간8분대는 무난히 주파할 것이라는 게 정 감독의 평가. “A, B, C의 훈련 강도 중 최하인 C로 기본기를 다지고 있는데도 2시간9분대를 바라보고 있다. A강도의 훈련을 소화한다면 조만간 2시간8분을 넘어 7분대도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황준현은 지난해 12월부터 일본 도쿠노시마와 서울, 중국 쿤밍으로 이어지는 훈련을 잘 소화했다. 이번 대회 목표는 2시간9분대에 드는 것이다.

정 감독은 “누구보다 성실하게 훈련에만 집중해 ‘제2의 이봉주’로 불러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감독은 “서울국제마라톤이 끝난 뒤 본격적으로 스피드 훈련에 들어가 11월 열리는 광저우 아시아경기 때 금메달을 획득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박영민도 지난해 중앙마라톤에서 2시간15분3초를 뛴 유망주. 2006년 도하 아시아경기 때 1500m 대표로 활약할 정도로 스피드가 뛰어났다. 발바닥에 통증이 생기는 족저근막염으로 재활에 힘쓰다 지난해부터 마라톤 훈련을 시작해 뛴 기록이라 의미가 있다. 이번 대회에서는 2시간11분대를 뛰는 게 목표다.

황준현과 박영민은 사흘간 쇠고기와 물만 먹는 ‘지옥의 식이요법’까지 잘 마치고 결전의 날을 기다리고 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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