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가 이렇게 추울까 싶은 날씨였다. 삼성 선동열 감독은 인사하러 온 SK 세키가와, 세리자와 코치에게 “영하 2도”라고 알려줬다. SK 선수들이 “영하 몇도 이하면 취소시키는 규정을 만들어야 된다”고 주장(?)할 정도로 쌀쌀했다. 이런 날씨에 하필 삼성 선발은 도미니카 출신 용병 크루세타였다. 등판 바로 직전까지 점퍼 차림에 목도리로 얼굴을 감싼 차림이었다. 마운드에 올라서도 1회 컨트롤 난조로 만루까지 몰리고, 선제 실점하는 등, 고역을 치르는 기색이 역력했다.
SK에서 창단 이래 쭉 용병영입에 간여했던 김현수 매니저는 ‘추위가 중남미 출신 용병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설득력 있는 견해를 내놓았다. “예전에 SK에 있었던 브리또는 추우면 내복 두 벌을 껴입고, 그 위에 유니폼을 입었다. 얼굴까지 목도리로 감쌌다. 에르난데스, 카브레라도 그렇고 그쪽 태생은 선천적으로 추위에 약하다. 남미 출신 선수들이 포스트시즌 들어가면 잘 못하는 데엔 날씨 이유도 들어있다.”
그렇게 따지자면 크루세타로서는 예비 한국시리즈 체험일 수 있겠다. 그러나 크루세타는 2회 박재홍에게 홈런을 맞는 등, 5이닝(79구) 4안타 3볼넷으로 SK 타선에 휘둘렸다. 올 가을이 춥지 않기를 바라는 편이 나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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