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두산 선수였던 이대수(29)는 투수 조규수와 트레이드돼 한화로 왔다. 프로 입단 후 세 번째 유니폼이었다. SK에서 두산으로, 그리고 다시 한화로. 그래도 그는 자신을 필요로 하는 팀이 있다는 사실에 힘이 났다. 설 자리를 잃고 맥없는 나날을 보내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했다.
그는 올해 한화의 주전 유격수로 새 시즌을 맞는다. 얼굴이 한층 밝아졌고, 각오도 남다르다. 한대화 감독이 그에게 거는 기대를 잘 알아서다. 심지어 1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시범경기에서는 대포까지 두 방 터뜨렸다. 3회 2사 2루에서 LG 좌완 에이스 봉중근의 직구를 받아쳐 잠실구장 왼쪽 담장을 넘겼고, 7회에는 좌완 불펜 류택현의 직구를 다시 노려 같은 방향으로 날아가는 두 번째 2점홈런을 뿜었다.
이대수는 홈런 두 방을 치고도 크게 웃지 않았다. 아직은 기뻐할 때가 아니라는 마음가짐 때문이었을까. 그래도 이대수는 경기 후 무거운 표정으로 자리를 뜬 한 감독에게 유일하게 웃을 수 있는 순간을 준 선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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