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첫해부터 ‘번뇌’에 휩싸인 한화 한대화 감독이지만 송광민(27·사진)만 보면 엔도르핀이 샘솟는 듯하다. 21일 SK와의 시범경기 최종전을 앞두고 한대화 감독은 3루 수비 연습에 한창이던 송광민을 보더니 혼잣말하듯 내뱉었다. “잼 나나봐. 방망이 안 맞아도 신날거야.”
아마 시절부터 지난해까지 송광민의 주 포지션은 유격수였다. 3루는 해본 적이 없었다. 한대화 감독이 온 뒤 마무리 훈련까지도 그랬다. 그러나 하와이 전훈부터 돌연 3루 이동을 지시받았다. ‘아성’ 이범호(29)가 소프트뱅크로 이적하자 내려진 긴급조치였다.
인간은 대개 익숙한 것과의 결별에 불안을 느끼지만 송광민은 예외였다. 사실 남모르게 작년부터 3루에 눈독을 들였다. 지금 달고 있는 새 백넘버 7번이 그 증거다. “작년 시즌 중반부터 범호 형한테 이 번호 물려달라고 말했다. 범호 형이‘네가 나를 벌써 보내는구나’ 했는데 정말 그렇게 됐다.”
한화는 27일 문학에서 SK와 개막전을 치른다. 작년 개막전에서도 송광민은 SK 채병용 상대로 홈런을 친 유쾌한 추억이 있다. 게다가 “시범경기에서 수비 에러가 1개도 없다”고 자랑이다. 예감이 좋은 송광민의 새 시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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