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KT의 모습이 아니었다. 공격도 그렇지만 수비에서 에러가 계속 나왔으니 이길 수 없는 게임이었다”는 게 전창진 감독의 넋두리. 전 감독은 경기 종료 1분전쯤, 플레이가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아예 벤치에 앉아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다.
전주 KCC가 21일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9∼2010 KCC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PO) 부산 KT와의 원정 1차전에서 95-89, 기분 좋은 첫 승을 챙겼다. 임재현은 3쿼터까지 고비마다 3점슛 6개를 던져 모두 꽂아넣는 등 총 7개 중 6개(18점)를 성공시키는 놀라운 집중력으로 상대의 허를 찔렀다.
6강 PO 수훈선수였던 전태풍 역시 현란한 드리블과 볼배급을 자랑하며 18점을 기록했다. “처음부터 자신감 있게 슛을 던졌다. 열개 던지면 열개 다 넣을 것 같았다”는 임재현의 말처럼, 6강 PO를 거친 KCC의 자신감이 코트를 지배했다.
가드 싸움에서 전태풍이 상대 매치업 신기성을 압도한 가운데 KCC는 준PO 영웅 아이반 존슨 대신 이번엔 테렌스 레더(21득점)까지 펄펄 날며 KT의 혼을 뺐다. 허재 감독은 “원정에서 1승1패만 거둬도 성공인데…”라며 “2차전에서도 좋은 경기를 펼치겠다”는 말로 전주로 가는 길에 2승을 챙기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역대 4강 PO에서 1차전 승리팀의 챔피언결정전 진출 확률은 76.9%%. KCC는 하루 전 원주 동부에 1차전 승리를 거둔 울산 모비스와 함께 챔프전 진출에 절대 유리한 고지에 올랐지만 캠핑카를 동원한 적극적인 마케팅 등으로 역대 PO통산 세 번째이자 팀 창단 후 최다인 1만2735명 관중을 불러 모은 KT는 아쉬움 속에 2차전을 기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