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휠체어컬링 대표팀은 예선 9경기에서 6승 3패로 3위를 차지했다. 4강은 확정했지만 메달 획득 여부는 모르는 상황. 결승을 5시간 30분 앞두고 열린 미국과의 준결승에서 진다면 동메달도 불투명했다. 게다가 미국은 예선 1차전에서 한국에 6-9로 패배를 안긴 까다로운 상대였다.
캐나다가 안방이나 다름없는 미국은 여유가 있었다. 1엔드, 3엔드에 2점씩 뽑아 기선을 제압했다. 끌려가던 한국은 4엔드에서 3점을 얻어 4-4 동점을 이루는 데 성공했다. 미국 대표팀은 전열을 가다듬었다.
5엔드에 미국이 마지막 스톤을 던졌을 때만 해도 하우스 중앙(버튼)에서 가까운 곳에는 미국의 스톤 3개가 버티고 있었다(그림1 왼쪽). 이대로 끝나면 3점을 내주는 상황. 기다렸던 역전은 주장 김학성의 손끝에서 나왔다. 고심 끝에 던진 스톤이 버튼 바로 앞에 있던 미국 스톤을 밀어 내면서 버튼에 가장 가까운 곳에 자리 잡았다(그림1 오른쪽). 3실점의 위기는 1득점으로 바뀌었고 승부의 추도 한국으로 기울었다. 컬링은 상대팀 스톤보다 버튼에 가까운 스톤의 개수가 점수다. 진 팀은 점수가 없다.
결승에서 만난 캐나다는 세계 최강다웠다. 결승 진출의 감격에서 채 벗어나지 못한 한국을 상대로 첫 엔드부터 3득점하더니 4엔드에 대거 4점을 뽑아 8-1로 앞서갔다.
완패라는 단어가 떠오를 즈음 한국은 반격을 시작했다. 5, 6엔드에 2점씩 따냈고 7엔드에 1점을 보태 6-8까지 추격했다. 마지막 8엔드. 김학성의 마지막 투구가 상대 스톤 하나를 밀어내며 버튼 근처에 위치했다(그림2 왼쪽). 이대로 끝나면 2점을 얻어 승부를 연장으로 돌릴 수 있는 상황.
그러나 김학성의 마지막 스톤은 지켜줄 보호막이 없었다. 캐나다의 백전노장 짐 암스트롱(60)이 이를 놓칠 리 없었다. 한국 팬들은 실투를 바랐지만 암스트롱의 스톤은 김학성의 스톤을 하우스 밖으로 밀어냈다(그림2 오른쪽). 1점 차로 금메달을 놓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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