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2010 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81회 동아마라톤대회에서 대회 최고기록(2시간6분49초)으로 우승한 실베스터 테이멧(26·케냐·사진)에게 한국은 기회의 땅이자 결실의 무대였다.
테이멧은 고등학교 때까지는 800m나 1500m를 뛰던 중거리 육상 선수였다. 장거리로 종목을 바꾼 것은 2000년대 초반. 2005∼2006년에는 일본에서 구간 마라톤의 릴레이 주자로 활동하며 42.195km 가운데 10∼15km를 전문으로 뛰었다. 그가 본격적으로 풀코스 마라토너로 변신한 것은 2006년. 마라톤 강국으로 유명한 모국 케냐에서 우수한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면서 자신의 재능을 확인하게 되었고 22세가 돼서야 마라톤에 입문했다.
그가 한국과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2008년 경주국제마라톤이었다. 테이멧은 2시간9분53초로 골인하며 생애 첫 국제대회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이번 대회에 출전하기 전까지 자신의 최고기록이었다. 지난해 서울국제마라톤에서는 3위였다.
이번 대회에서 그는 세계 최강 케냐 군단을 이끌 페이스메이커로 평가받았다. 그는 “페이스메이커로 만족할 생각은 없었다. 컨디션이 무척 좋았기 때문에 좋은 기록을 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테이멧은 “날씨가 쾌청하고 코스가 평탄해 마음에 들었다. 한국 관중의 뜨거운 응원도 큰 힘이 됐다. 한국이란 나라가 무척 고맙고 소중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대회에도 꼭 참가해 더 좋은 성적으로 우승하고 싶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는 게 꿈”이라고 미래 계획을 밝혔다.
테이멧은 이번 우승으로 상금 8만 달러와 타임보너스 4만5000달러를 합해 12만5000달러를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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