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16강전에 진출할 팀이 모두 가려졌다. 대회 10일째 경기가 열린 21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신일고와 천안북일고는 각각 경동고와 대전고를 콜드게임으로 꺾고 16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화순고는 군산상고를 10-4로 이겼다.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광주일고는 부산고를 제물 삼아 막차로 16강에 합류했다.
북일고와 대전고의 동향 대결에서는 야구인 가족의 대리전이 펼쳐졌다. 북일고가 8-1로 크게 앞선 7회 2사 2루에서 이정훈 감독은 에이스 이영재를 등판시켰다. 왼손 투수 이영재는 지난해 은퇴한 한화의 전설적인 투수 송진우(현 요미우리 코치)의 외조카다. 이영재는 처음 2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냈으나 3번 타자 이우성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 세우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다소 쌀쌀한 날씨 속에서도 최고 시속 145km의 강속구를 뿌려 스카우트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대전고의 선발 투수로 나선 양현은 한화 마무리 투수 양훈의 친동생이다. 오른손 언더핸드스로 투수인 양현은 북일고 막강 타선을 상대로 절묘한 제구력과 뛰어난 경기 운영 능력으로 5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20km대 초반이었지만 타자의 타이밍을 잘 빼앗았다. 하지만 6회 들어 야수의 실책성 플레이가 나온 데 이어 자신도 무사 1, 2루에서 투수 앞 땅볼을 유격수 방향으로 악송구하며 단숨에 무너졌다. 북일고는 상대 실책을 놓치지 않고 6회 6득점에 이어 7회 2점을 보태 콜드게임 승을 거뒀다.
신일고는 장단 16안타를 폭발시키며 경동고에 13-6, 8회 콜드게임 승을 거뒀다. 홍건희가 7이닝 4실점(2자책)으로 마운드를 지킨 화순고는 군산상고를 10-4로 꺾었다. 화순고 2번 타자 오경우는 4회와 9회 두 번이나 3루타를 치는 등 5타수 3안타 3득점으로 활약했다.
6회까지 1-1로 팽팽하게 맞서던 광주일고과 부산고의 경기에서는 잘 던지던 부산고 선발 이민호가 7회 야수선택과 실책, 폭투 등으로 스스로 무너지면서 승부의 추가 광주일고로 급격히 쏠렸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오늘의 스타]천안북일고 선발투수 임규빈 6이닝 무실점 “작년 준우승 恨풀겠다”
천안북일고는 지난해 황금사자기대회 결승에서 충암고에 져 우승기를 놓쳤다. 당시 북일고 투수 임규빈(사진)은 2002년 이후 7년 만의 우승 문턱에서 무릎을 꿇은 동료들을 관중석에서 홀로 지켜봐야 했다. 2009년 1월 골절된 왼쪽 발목을 수술한 뒤 훈련량 부족으로 그라운드에 설 수 없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1년이 흘러 졸업반이 된 임규빈은 21일 대전고와의 2회전에 선발로 등판해 6이닝을 2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 투수가 되면서 지난 대회 결장을 깨끗하게 만회했다. 임규빈은 1회전을 부전승으로 통과한 팀의 대회 첫 승리투수가 됐다.
그는 최고 시속 142km의 빠른 직구를 앞세워 대전고 타선을 봉쇄했다. 23타자를 맞아 볼넷을 2개만 내주는 뛰어난 제구력을 보였다. 이정훈 북일고 감독은 잘 던지던 임규빈을 6회까지만 던지게 하고 마운드에서 내렸다. 우승을 목표로 삼은 북일고로서는 남은 경기를 위해 에이스를 아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임규빈은 “자신감이 있었고 컨디션도 좋았는데 경기를 마무리하지 못해 조금 아쉽다. 하지만 남은 경기에서 더 좋은 투구로 지난해 놓친 우승을 반드시 차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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