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20·고려대)가 등장하기 전까지 한국은 피겨스케이팅의 불모지나 다름없었다. 한국 리듬체조 역시 아직 국제무대의 주목을 받은 적이 없다. 올림픽은 고사하고 아시아경기에서도 개인종목에서 메달을 따지 못했다.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에서 기록한 단체전 동메달이 유일한 메달이다.
하지만 대한체조협회 관계자들은 올해 중국 광저우에서 열리는 아시아경기에서 첫 개인종목 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자력으로 출전권을 딴 신수지(19·세종대)가 있는 데다 손연재(16·세종고·사진)란 샛별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가 시니어 무대 데뷔전에서 깜짝 놀랄 만한 기량을 선보이며 우승했다. 손연재는 20일 태릉선수촌 내 필승관에서 열린 리듬체조 대표선발전에서 줄, 후프, 볼, 리본 등 4종목 합계 105.850점을 받아 102.200점의 김윤희(19)와 98.175점의 이경화(22·이상 세종대)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주 종목인 볼에서 26.950점을 받았고 줄(26.025점)과 후프(26.725점) 리본(26.150점)에서도 압도적인 기량을 과시했다. 손연재를 지도하고 있는 김지희 코치는 “시니어 첫 무대인 데다 연기하는 작품이 쉽지 않아 걱정을 많이 했는데 생각 이상으로 아주 잘해줬다. 함께 관전한 러시아 코치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말했다.
손연재는 지난해 11월 슬로베니아에서 열린 국제체조연맹(FIG) 챌린지대회에서 후프와 줄, 개인종합 등 3관왕에 오르며 주니어 무대를 평정했다. 손연재는 “잔 실수도 있었지만 어려운 기술을 많이 성공해 좋은 점수를 받은 것 같다. 올해 열리는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 꼭 메달을 따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신수지는 대회 전 왼쪽 발목을 크게 다치는 바람에 선발전에 나서지 못했다. 협회는 신수지가 부상에서 회복하는 5월 말 광저우 아시아경기와 세계선수권대회에 나갈 대표 선발전을 한 번 더 치를 예정이다. 지금 기량이라면 손연재는 무난히 아시아경기 대표로 선발될 것으로 보인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