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에서 열혈 팬을 가장 많이 보유한 팀은 어디일까. 최근 라이벌 구도를 형성한 전남 드래곤즈와 경남 FC가 경기를 펼칠 때면 그라운드는 들썩거린다. 영호남을 대표하는 지역 라이벌이라는 점이 첫 번째 이유. 박항서 전남 감독과 조광래 경남 감독의 신경전 역시 볼거리다. 박 감독은 조 감독이 오기 전에 경남의 초대 사령탑을 맡았다. 2008년 전남에 부임한 박 감독은 하석주 코치를 비롯해 공격수 정윤성, 미드필더 정경호, 용병 인디오 등을 차례로 경남에서 데려갔다. 이에 조 감독은 “더 좋은 조건으로 이적하는 거야 말릴 수 없지만 한 구단에서 다 빼가면 힘 빠지는 일 아니겠느냐”며 우회적으로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러다 보니 선수들은 그라운드에서 불꽃 튀는 경기를 펼친다. 경남의 베테랑 골키퍼 김병지는 “모든 경기를 이기고 싶지만 라이벌 전남만큼은 꼭 잡고 싶다”며 “특히 홈에선 반드시 이긴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나선다”고 말했다. 양 팀은 2007년부터 6번 맞붙은 K리그 경기에서 홈 팀이 3번씩 나란히 승리를 가져갔다.
시즌을 앞두고는 양 팀 모두 다크호스로 꼽혔다. 전남은 박 감독의 친화력과 모든 포지션에 수준급 자원을 보유한 부분이 강점으로 평가됐다.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 된 경남은 지난 시즌 막판 돌풍을 일으켰던 폭발력과 패기가 무서웠다.
양 팀이 이번 시즌 첫 맞대결을 펼친 21일 전남의 홈인 광양전용경기장. 라이벌전답게 팽팽한 접전이 계속됐다. 먼저 웃은 것은 전남. 지난 시즌 경남에서 활약했던 용병 인디오가 전반 41분 중거리 슛으로 골네트를 흔들었다. 3경기 연속 골을 터뜨린 인디오의 시즌 4호골. 이후 경남은 후반에 용병 듀오 알렉스와 마르셀로까지 투입하며 총력전을 펼쳤다. 골키퍼와 수비수들의 선방으로 잘 버티던 전남의 골문은 후반 추가시간에 열렸다. 후반 종료 직전 투입된 이훈이 루시오의 도움을 받아 귀중한 동점골을 터뜨린 것. 이날 무승부로 나란히 1승 2무 1패가 된 전남과 경남은 시즌 초반 중위권에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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