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진 ‘독기’-한대화 ‘해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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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23일 07시 00분


김시진-한대화 감독.
김시진-한대화 감독.
넥센-한화 약체 분류 그후…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한화 한대화 감독과 넥센 김시진 감독에게는 황산벌에 나온 계백 장군같은 비장함이 느껴졌다.

지난해 핵심 전력을 뺏기며 ‘2약’후보로 나란히 추락한 두 감독. 그러나 무거운 심경을 밖으로 표현하는 방법은 정반대였다. 한대화 감독은 좌절을 넘어 해탈의 경지에 올랐는지, 자학개그로 느껴질 만큼 솔직한 심정을 풀어놨다. 김시진 감독은 4강 후보에서 넥센을 제외한 상대팀 감독의 평가에 복수의 칼을 갈았다.

이날 한 감독에게서 미소를 찾기는 힘들었다.

그러나 이날 객석에 가장 많은 웃음을 선사한 주인공은 한 감독 자신이었다.

각 구단 감독들이 우승 혹은 포스트시즌 진출을 각오했지만 한 감독은 “사실 우리는 4강은 힘들 것 같다”는 ‘폭탄’발언을 던졌다. 순간 객석에서는 행사장이 떠나갈 듯 큰 웃음이 터졌다. 그래도 한 감독은 마지막에“누가 꼴찌하고 싶겠냐? 우리도 목표는 4강이다”라며 최선을 다짐했다.

김시진 감독은 상대팀 감독의 냉정한 분석에 오기를 다졌다. 이날 대부분 감독은 넥센을 4강 후보에서 제외했고 두산 김경문 감독은 평소 꾸밈없는 성격답게 “사실 주축 선수를 잃은 넥센과 한화는 힘들지 않겠냐. 나머지 6팀의 경쟁이다”라고 직설적으로 말했다.

김 감독은 “왜 저희들이 2약에 들어갔는지 감독으로 납득되지 않는다. 꼴찌와 7위하려고 야구하나? 시즌이 끝나고 감독들의 평가가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사진 |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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