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발이 느려서 출루하기 힘들어요. 이대호 아저씨는 달리기를 잘하나요? 그런데 왜 도루를 안 하나요?”(대동초 3학년 김동원 군)
“발이 느리면 홈런을 치세요. 홈런을 많이 치면 출루도 저절로 할 수 있어요.”(롯데 이대호)
한 초등학교 야구 선수의 질문에 행사장은 웃음바다가 됐다. 2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0년 프로야구 미디어데이는 여러 모로 특별했다. 사상 처음으로 행사장에 600여 명의 팬이 초청됐고 SBS스포츠는 이 행사를 생중계했다.
○ 팬과 함께한 미디어데이
이날 주인공은 팬들이었다. 각 구단 서포터스들과 추첨을 통해 초청을 받은 팬들은 감독과 선수들에게 직접 질문할 기회를 가졌다. 행사 후에는 사인을 받고 함께 사진도 찍었다.
“딸이 나중에 야구 선수를 사윗감으로 데려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LG 박용택은 “그런 일이 없으면 좋겠지만 만약 그렇다면 연봉이 많은 선수였으면 좋겠다”고 재치 있게 답했다. “SK가 우승하면 이만수 수석코치와 함께 여장을 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SK 김재현은 “프로야구 발전도 좋지만 그것만은 참고 싶다”고 말했다. 제리 로이스터 롯데 감독은 “가장 좋아하는 걸 그룹을 꼽아 달라”는 질문에 “카라를 좋아한다. 내 막내딸 이름과 같기 때문”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 각 구단 사령탑 “목표는 우승”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였지만 시즌 목표를 밝힐 때만은 8개 구단 감독 모두 진지한 모습이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팀 KIA 조범현 감독은 “SK 두산 삼성 롯데가 4강권이다. 하지만 우승은 KIA가 한다”고 답했다. 김경문 두산 감독도 “올해 우승은 정말 두산이 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준우승 팀 SK 김성근 감독은 “SK는 지난 3년 동안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다 졌다. 2007, 2008년은 아시아시리즈에서 일본 팀에 졌고, 지난해엔 KIA에 졌다. 올해 말엔 반드시 정상에 있을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다만 삼성 선동열 감독은 “올해 우승팀은 두산일 것 같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약체로 평가받는 넥센 김시진 감독과 한화 한대화 감독은 “야구는 해봐야 안다. 4강이 목표”라고 말했다.
한편 김상현(KIA) 이대호 박용택 등 8개 구단 간판타자들 중 6명은 올해 넓어진 스트라이크 존으로 가장 혜택을 볼 선수로 한화 왼손 에이스 류현진을 꼽았다. 올해 프로야구는 27일 개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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