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풍 꼼짝마라” 찰거머리 신기성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24일 03시 00분


6점에 묶고 8득점 6도움
KT, KCC에 2차전 반격

KT 주전 중에서 우승 경험이 있는 선수는 신기성(35)이 유일하다. 신기성은 TG삼보(현 동부) 시절 전창진 감독과 힘을 합쳐 우승 반지를 끼었다. 그렇기에 올 시즌 새로 KT를 맡아 포스트시즌에 오른 전 감독은 누구보다 노련미가 풍부한 신기성에 대한 기대가 컸다. 하지만 전 감독은 21일 KCC와의 4강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1차전에 패한 뒤 신기성을 심하게 꾸짖었다. “큰 경기 경험도 있는 녀석이 전혀 해결사로 나서지 못했다”며 질타했다. 이 경기에서 신기성은 4점에 그치며 자신과 매치업이 된 KCC 전태풍에게 18점, 9어시스트를 허용했다.

고개 숙인 신기성이 23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KCC와의 2차전에서 속죄라도 하듯 맹활약하며 92-65의 완승을 이끌었다. 25분만 뛰고도 8득점, 6어시스트를 올린 신기성은 수비에서도 KCC 공격의 핵심인 전태풍을 줄기차게 쫓아다니며 6점에 묶었다. 1승 1패로 팽팽히 맞선 양 팀은 25일 전주에서 3차전을 치른다.

신기성은 “가드 싸움에서 졌다는 말을 듣고 싶지 않았다. 수비가 승인이다. 자만하지 않고 KCC를 더 밀어붙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KT 박상오(14득점)는 적극적인 일대일 골밑 공략으로 1쿼터에만 12점을 집중시키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KT 제스퍼 존슨은 21득점. 왼손 슈터 김영환도 14점을 보탰다. 1쿼터를 31-17로 끝낸 KT는 2쿼터에 존슨과 신기성의 3점슛까지 터지면서 전반을 50-27로 크게 앞서 일찌감치 승리를 굳혔다.

KCC는 비장한 각오를 보인 KT의 거센 공세에 막혀 탄탄하던 조직력이 흐트러진 데다 선수들의 발놀림마저 무거워져 초반 대량 실점을 한 게 패인이었다.


부산=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