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주전 중에서 우승 경험이 있는 선수는 신기성(35)이 유일하다. 신기성은 TG삼보(현 동부) 시절 전창진 감독과 힘을 합쳐 우승 반지를 끼었다. 그렇기에 올 시즌 새로 KT를 맡아 포스트시즌에 오른 전 감독은 누구보다 노련미가 풍부한 신기성에 대한 기대가 컸다. 하지만 전 감독은 21일 KCC와의 4강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1차전에 패한 뒤 신기성을 심하게 꾸짖었다. “큰 경기 경험도 있는 녀석이 전혀 해결사로 나서지 못했다”며 질타했다. 이 경기에서 신기성은 4점에 그치며 자신과 매치업이 된 KCC 전태풍에게 18점, 9어시스트를 허용했다.
고개 숙인 신기성이 23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KCC와의 2차전에서 속죄라도 하듯 맹활약하며 92-65의 완승을 이끌었다. 25분만 뛰고도 8득점, 6어시스트를 올린 신기성은 수비에서도 KCC 공격의 핵심인 전태풍을 줄기차게 쫓아다니며 6점에 묶었다. 1승 1패로 팽팽히 맞선 양 팀은 25일 전주에서 3차전을 치른다.
신기성은 “가드 싸움에서 졌다는 말을 듣고 싶지 않았다. 수비가 승인이다. 자만하지 않고 KCC를 더 밀어붙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KT 박상오(14득점)는 적극적인 일대일 골밑 공략으로 1쿼터에만 12점을 집중시키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KT 제스퍼 존슨은 21득점. 왼손 슈터 김영환도 14점을 보탰다. 1쿼터를 31-17로 끝낸 KT는 2쿼터에 존슨과 신기성의 3점슛까지 터지면서 전반을 50-27로 크게 앞서 일찌감치 승리를 굳혔다.
KCC는 비장한 각오를 보인 KT의 거센 공세에 막혀 탄탄하던 조직력이 흐트러진 데다 선수들의 발놀림마저 무거워져 초반 대량 실점을 한 게 패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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