굵고 짧게? 가늘고 길게!…류택현 최다 등판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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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24일 03시 00분


■ 27일 프로야구 개막 어떤 기록 나올까

삼성 양준혁
삼성 양준혁
“프로야구 선수에는 두 부류가 있어요. 짧고 굵게 선수생활을 하는 선수, 그리고 가늘지만 길게 가는 선수. 선택은 물론 선수의 몫이죠.”

한 전직 프로야구 선수의 말이다. 대부분의 선수가 화려해 보이는 전자를 선택한다. 하지만 가늘고 긴 선수생활이 그리 나쁜 것은 아니다. 대표 주자는 LG 왼손 베테랑 투수 류택현(39)이다.

1994년 OB(두산의 전신)에 입단한 류택현은 서용빈 유지현(이상 LG 코치) 등과 입단 동기다. 선수 시절 스타플레이어로 각광을 받은 서용빈과 유지현은 현역을 그만둔 지 꽤 됐지만 류택현은 여전히 선수로 뛰고 있다.

지난해까지 16시즌 동안 그가 거둔 승수는 불과 12승. 1년에 1승도 채 안 된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LG의 주축 투수 중 한 명이다. 경기 중반 이후 위기 때 왼손 타자 1, 2명을 주로 상대하는 왼손 스페셜리스트로서 자신만의 강점을 부각한 결과다.

LG 류택현
LG 류택현
17시즌째를 맞는 올해 그는 투수 최다 출장 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해까지 통산 795경기에 나가 이 부문 2위였지만 지난해를 마지막으로 SK의 마당쇠 투수 조웅천(813경기)이 은퇴하면서 올해 기록 경신이 무난해 보인다.

양준혁-타자 최다 2112경기 출장 눈앞
박경완-사상 첫 포수 300홈런 1개 남아
류현진-5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 눈독


2008년 부상으로 38경기에 등판했지만 지난해엔 무려 73경기에 나왔다. 류택현은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고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라는 소신을 갖고 있다. 풍부한 경험과 왼손 타자 상대 노하우, 그리고 철저한 자기 관리로 그는 선수생활을 향후 몇 년 더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LG 관계자는 “본인이 마음만 먹는다면 45세까지도 현역에 있을 선수”라고 평가한다.

‘굵으면서도 길게’ 현역생활을 이어가는 선수도 있다. 바로 ‘기록의 사나이’ 양준혁(41·삼성)이다. 지난해까지 2071경기에 출장한 양준혁은 앞으로 41경기만 더 나가면 최고기록을 경신하게 된다. 종전 기록은 지난해 한화에서 은퇴한 김민재 코치가 보유한 2111경기다. 양준혁은 사상 첫 4000루타와 2300안타에도 각각 164루타와 16안타만 남기고 있어 기록 달성이 거의 확실시된다.

이 밖에 299홈런을 기록 중인 SK 포수 박경완은 홈런 1개만 더하면 사상 첫 포수 300홈런을 달성할 수 있다. 이전에 300홈런을 친 선수는 내야수 이승엽(요미우리) 등 4명이 있었다.

한화 왼손 에이스 류현진은 5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에 도전하고 삼성 철벽 마무리 오승환은 6년 연속 두 자릿수 세이브를 노리고 있다. 지난해 처음으로 3년 연속 50도루를 달성한 LG 이대형은 부상만 없다면 무난히 4년 연속 기록 달성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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