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과 이승훈, 이상화, 모태범 등 이른바 G세대 스타들은 과학적인 훈련의 수혜자들이다.
국가 주도의 엘리트 체육정책 덕분에 태릉선수촌에서는 이미 1980년대부터 체육과학과 현장의 결합이 이뤄졌다. 하지만 이전 세대와 비교할 때, 체육과학은 G세대들의 경기력 향상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 체육과학연구원(KISS) 윤성원(스피드 스케이팅 담당) 박사는 “G세대 선수들이 체육과학을 수용하려는 자세가 좋아 그 효과도 더 컸다”고 분석했다.
G세대들은 민주적·합리적 교육을 받고 자랐다. 이들이 한국 체육의 주 동력이라고 일컬어지던 스파르타식 훈련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일종의 ‘여과지’가 필요했다. “일단, 열심히 하고 보자”는 방식으로는 이들을 납득시키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박태환은 종종 “내가 왜 해야 하는지 모르는 훈련은 솔직히 집중도가 떨어진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KISS 송홍선(수영 담당) 박사는 “스포츠에서도 구체적인 데이터를 통한 논리적 설득이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G세대는 이전 세대의 ‘헝그리 정신’과 구별되는 ‘목표 달성에 대한 만족감’으로 훈련의 고단함을 이겨낸다. 구체적인 중간 목표를 설정해주고, 수시로 이를 체크하는 방식이야말로 G세대의 열정을 끄집어내는 데 유용하다. 윤 박사는 “선수들이 정기적인 체력 측정 때면 수치 향상 여부에 큰 관심을 쏟는다. 서로간의 경쟁의식도 대단하다”고 했다.
과학적 훈련 방식은 G세대의 단점을 보완하는 역할도 한다. 윤 박사는 “G세대 선수들은 자신감이 넘치지만 때로 자신의 실력과 유리된, 허황된 생각을 갖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들이 자기 현실을 직시하도록 도움을 주는 것 역시 체육과학의 몫이다. 합리적 세대인만큼 데이터 앞에서는 자존심도 내려놓고, 수긍하기 때문이다.
윤 박사는 “이들은 목표 달성을 위해서라면 어떤 도움도 마다하지 않는 세대”라면서 “체육과학의 역할은 앞으로 더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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