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새로운 선수가 팀에 합류하면 가장 먼저 수비 기본 스텝부터 가르친다. 연고지인 울산 동천체육관에 ‘디펜스, 리바운드’란 단어를 걸어놓은 그는 “공격의 시작은 수비”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동부 강동희 감독도 마찬가지. 그는 “수비에서 2점을 막으면 공격에서 4점 이상의 효과를 얻는다”며 많은 시간을 수비 전술 훈련에 할애한다.
4강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3차전이 열린 24일 원주 치악체육관. 경기 전 양 팀 감독과 선수들의 말은 약속이나 한 듯 똑같았다. 상대에게 쉬운 득점은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 동부 김주성은 “모비스는 내외곽 공격이 모두 강한 팀”이라며 “외곽은 내주더라도 골밑과 속공 득점은 막겠다”고 말했다. 모비스 가드 양동근은 “동부의 높이는 언제나 무섭다. 조직력과 체력을 앞세워 수비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양 팀은 정규 시즌 최소 실점 1위(모비스)와 2위(동부)답게 수비 농구의 진수를 선보였다. 모비스는 센터 브라이언 던스톤을 축으로 양동근-김효범-함지훈이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며 거친 수비를 펼쳤다. 동부는 김주성-마퀸 챈들러-윤호영으로 이어지는 장신 포워드들이 자리를 바꿔가며 모비스의 공격을 차단했다.
1쿼터는 접전 끝에 22-22로 동점. 모비스는 15점을 넣은 던스톤이 공격을 이끌었고 동부는 김주성이 10점을 올렸다. 점수는 2쿼터 들어 벌어졌다. 2차전에서 19%의 저조한 3점슛 성공률(21개 시도 4개 성공)을 기록한 모비스의 3점포가 2쿼터에만 3개 터지며 전반을 51-37로 앞섰다. 동부는 4쿼터 중반 8점 차까지 따라붙었지만 챈들러가 던스톤에게 가로채기를 당한 뒤 3점슛까지 얻어맞으며 점수차를 더 좁히지는 못했다. 결국 86-77로 모비스의 승리. 2승 1패를 기록한 모비스는 1승만 추가하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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