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커스] 유재웅 ‘만년 유망주’ 딱지 뗐다

  • Array
  • 입력 2010년 3월 29일 07시 00분


두산 유재웅이 만년 유망주 꼬리표를 떼기 위해 다시 방망이를 잡았다. 유재웅은 자신을 챙겼던 김경문 감독의 재신임을 얻어낼 수 있을까. [스포츠동아 DB]
두산 유재웅이 만년 유망주 꼬리표를 떼기 위해 다시 방망이를 잡았다. 유재웅은 자신을 챙겼던 김경문 감독의 재신임을 얻어낼 수 있을까. [스포츠동아 DB]
연이틀 안타… ‘물오른 타격감’ 과시

○KIA-두산전(잠실)

두산 유재웅(31·사진)이 ‘만년 유망주’자를 떼고 비상을 시작했다. 27일 잠실 KIA와의 개막전. 이날 선발 출장한 그는 3회 선두타자로 나서 로페즈를 상대로 중월 2루타를 쳐냈다. 이후 최승환의 번트로 3루에 안착했고 손시헌의 적시 3루타 때 홈을 밟아 선제점을 뽑았다. 유재웅의 안타로 물꼬를 튼 두산 타선은 한 회에만 6점을 뽑아내며 개막전 승리를 거머쥐었다.

그러나 28일 덕아웃에서 만난 유재웅은 “안타 고작 하나 쳤을 뿐”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오히려 “아직 132경기나 남았다”고 고삐를 조였다.

하지만 그의 타격감이 심상치 않다. 28일 KIA와의 개막 2번째 경기에서는 2-6으로 뒤지던 3회 1사 만루 찬스를 놓치지 않고 좌중월 싹쓸이 2루타를 쳐냈다.

또 이종욱의 우중간 안타 때 홈을 밟아 승부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KIA가 5회 2사 2, 3루에서 유재웅을 고의4구로 거를 정도로 남다른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다.

한대화 ‘빗나간 지략’…개막 2연패 수렁

○한화-SK전(문학)


한화 한대화 감독은 확고부동한 에이스 류현진을 27∼28일 SK와의 문학 개막 2연전 선발에서 제외시켰다. 30일 롯데와의 대전 홈 개막전으로 돌린 것. 여기엔 한 감독 나름의 ‘지략’이 담겨 있었다.

SK전 데이터가 썩 좋지 못한 류현진을 홈팬들 앞에 첫 선을 뵈는 쪽으로 돌리고, 시험범위 바깥 문제에 익숙하지 못한 SK의 습성을 고려해 뉴 페이스 용병 카페얀을 27일 개막 선발로 넣었다. 이어 28일엔 SK전 데이터가 유독 좋은 유원상을 선발 투입했다.

이러면 류현진∼안영명∼카페얀을 롯데와의 홈 3연전에 고스란히 넣는 이점이 발생한다. 무게중심을 롯데전에 맞췄더라도 SK전 개막 2연패는 마음 편치 않은 시나리오일 터.

이로써 한 감독의 부임 첫승은 미뤄졌다. 반면 SK는 김성근 감독의 통산 1100승(역대 2번째)과 시즌 21연승을 이어갔다.

빛본 ‘금민철-강윤구 선발카드’

○넥센-롯데전(사직)


이틀 연속, 선발 싸움에서 승패가 갈렸고 두 번 모두 승자는 롯데가 아닌 넥센이었다. 28일 넥센 선발로 나선 강윤구(사진)는 5이닝 2실점(1자책)으로 승리투수가 됐지만 롯데 선발 장원준은 5.1이닝 3실점으로 패전 멍에를 안았다.

‘신 에이스’로 떠오른 강윤구는 단 2안타만을 내주고 삼진 3개를 잡았다. 장원준 역시 난타를 당하진 않았지만 3회 2번 유한준에게 선제 결승 2점 홈런을 맞는 등 고비를 넘지 못했다.

개막전에서도 넥센 선발 ‘이적생’ 금민철은 6이닝 2실점, 퀄리티 스타트로 첫 승을 챙겼지만 롯데 용병 선발 사도스키는 홈런 2방을 맞는 등 5이닝 3실점으로 무너졌다.

넥센 이적 후 한층 여유로워진 금민철은 철저한 제구력으로 상대를 압도한 반면, 사도스키는 주무기인 싱커가 홈런 두방으로 연결될 정도로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이현승과 장원삼을 이적시켜 선발 공백이 우려됐던 넥센은 금민철∼강윤구 카드로 사직 개막 2연전을 기분좋게 끝냈지만, 조정훈 손민한이 부상으로 빠진 롯데는 사도스키∼장원준 필승카드를 투입하고도 연패해 시즌 초반 아픈 상처를 입었다.

조인성-심수창 “배터리 호흡은 글쎄…”

○LG-삼성전(대구)


LG 포수 조인성과 투수 심수창은 지난해 8월 6일 잠실 KIA전 4회초 도중 사인을 주고받다가 심한 언쟁을 벌여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 사건으로 두 사람은 함께 벌금형과 1군 엔트리 제외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그로부터 7개월여가 흐른 28일 대구 삼성전. 두 사람은 다시 배터리로 호흡을 맞췄다. 경기 전 조인성은 말없이 선발투수 심수창의 어깨를 토닥여줬다. ‘새롭게 잘 해보자’는 무언의 다짐이자 약속.

LG 박종훈 감독은 그런 두 사람을 먼발치에서 지켜보며 “결코 나와서는 안 될 일이었지만 지나치게 부풀려진 측면이 있었다. 잘 조화를 이룰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심수창은 시즌 첫 등판에서 3.1이닝 9안타 2볼넷 6실점으로 부진했다. 조인성도 5회말 2사 후 백업 김태군으로 교체됐다.

시범경기 때 이미 한 차례 궁합을 맞춘 결과(13일 잠실 두산전·심수창 3이닝 3실점)도 그다지 좋지는 않았다. 경기 후 심수창은 “오늘은 포수랑 호흡 문제가 아니라 내 제구력 때문에 안 좋았다”고 말했다.
잠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문학| 김영준 기자 gatzby@
사직| 김도헌기자 dohoney@
대구| 정재우 기자 jace@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