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회 황금사자기] “잠실서 뛴다니 가슴이 벅차다”

첫 잠실구장 결승전 풍경

황금사자기 고교야구 결승전이 28년 만에 잠실구장에서 개최됐다. 1982년 송진우의 세광고가 잠실에서 우승 신화를 쓴 이래 황금사자기 역대 두 번째 결승전이다.

날씨도 화창하고 춥지 않아 황금사자기 잠실 결승전을 축복했다. 29일 결승전 직전 연습하는 광주일고-장충고 선수단 분위기도 최후 결전이 가져오는 긴장감과 고교생 신분으로 한국프로야구의 메카인 잠실에 선다는 설렘이 겹쳐졌다.

장충 에이스 윤영삼은 “두산 팬이어서 잠실구장엔 자주 왔지만 이곳에서 뛴다고 생각하니까 벅차다”고 말했다. 장충 유영준 감독 역시 “대학 시절 선수로 뛴 이래 잠실은 처음”이라고 감격을 드러냈다,

잠실 결승은 전술까지 변화시켰다. 장충 유 감독은 “이런 큰 구장에서는 홈런이나 장타보다는 단타와 수비 대결일 것”이라며 짧게 끊어치라는 주문을 했다. 윤영삼과 유창식(광주일고)이라는 확실한 투수를 보유한 점에서 많아야 5점 이내 승부라고 봤다.

잠실에서 결승이 벌어진 덕분에 30일 SK와의 홈 개막전을 앞둔 LG 선수들은 일정을 쪼개서 덕아웃에 들렀다. 장충 졸업생 이병규와 광주일고 졸업생 이대형이 경기 전 응원 차 나타나기도. 양교에서 1800여명의 응원단이 구장을 채웠는데 특히 광주일고 재학생 550여명은 버스 15대를 동원해 올라왔다.

현장의 관계자는 “잠실에서 라이트를 켜놓고 결승전을 치른다는 것은 고교 선수들에게는 평생의 영광”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잠실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