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국농구연맹(KBL) 센터에서 열린 챔피언 결정전(7전 4선승제)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KCC 허재 감독을 보며 이렇게 말했다. 디펜딩 챔피언 KCC는 2008∼2009 정규시즌에서 3위를 했지만 6강과 4강 플레이오프를 거쳐 챔프전에 오른 뒤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KCC는 이번 정규시즌에서도 3위에 그쳤지만 6강과 4강 플레이오프에서 삼성과 KT를 차례로 격파하고 2년 연속 챔프전에 진출했다.
이처럼 단기전에 강한 집중력을 발휘하는 KCC를 유 감독이 부러워하는 데는 충분히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유 감독이 2004년 사령탑을 맡은 모비스는 2005∼2006시즌부터 지난해까지 3차례나 정규시즌 1위를 차지했지만 단기전에 약한 모습을 보여 챔프전 우승은 한 번에 그쳤다. 이 때문에 유 감독은 “이번에는 정규시즌 1위를 하고도 우승을 놓치는 불명예스러운 일이 생기지 않게 하겠다. 반드시 우승해 명예를 회복하겠다”고 출사표를 밝혔다. 이에 맞선 허 감독은 “감이 좋다”는 짧은 말로 출사표를 대신했다. “감이 좋다”는 건 지난 시즌 3위로 플레이오프를 시작해 챔피언 반지까지 꼈는데 올해도 지금까지는 지난 시즌과 같은 과정을 밟고 있다는 것.
두 감독은 상명초교, 용산중 2년 선후배(유 감독이 선배) 사이에다 프로농구 출범 이전 기아에서 한솥밥을 먹은 각별한 사이다. 하지만 두 감독 모두 “프로의 세계에서는 이기는 게 먼저다. 개인적 인연은 그 다음”이라며 승부욕을 불태웠다. 챔프전 1차전은 31일 오후 7시 모비스의 홈코트인 울산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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