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프로배구가 출범한 이후 남자부 챔피언결정전은 줄곧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의 잔치였다. 올 시즌엔 과연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의 양강 구도가 깨질 수 있을까.
대한항공이 반란을 준비하고 있다. 정규시즌 3위 대한항공은 31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시작되는 5전 3선승제의 플레이오프에서 2위 현대캐피탈의 아성에 도전한다.
대한항공은 최근 3시즌 연속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으나 모두 쓴잔을 마셨다. 2006∼2007시즌과 2007∼2008시즌에는 현대캐피탈에 덜미를 잡혔고, 지난 시즌에는 삼성화재에 2연패로 무너졌다.
하지만 올 시즌은 상황이 좀 다를 듯하다. 대한항공은 정규시즌에서 현대캐피탈과 3승 3패로 호각을 이뤘다. 30일 밀레니엄서울힐튼호텔에서 열린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대한항공 주장 장광균은 “많은 팬이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의 양강 구도가 깨지기를 기대해 왔다”며 “올해는 선수들 모두 최선을 다할 것이고, 이길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신영철 감독은 “늘 챔피언결정전 직전에 무너져 선수들이 위축된 부분이 있다. 선수들이 최대한 편하게 경기를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은 “대한항공이 좋은 팀으로 거듭나고 있어 쉽지 않은 경기가 되겠지만 목표가 우승인 만큼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양 팀 모두 주력 선수가 전력에서 이탈한 상태에서 일전을 치른다. 대한항공은 진상헌과 김형우 등 센터 2명이 부상으로 경기에 뛸 수 없다. 신 감독은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버텨야 하지 않겠나. 이동현과 권혁모 등을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캐피탈도 센터 윤봉우의 부상 공백이 아쉽다. 김 감독은 “센터 외에도 레프트가 많이 약해진 느낌이 있는데 송인석, 임시형 등을 풀가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두 팀의 대결은 시즌 중반 투입된 새 외국인 선수 레안드로(대한항공)와 쿠바 출신 라이트 헤르난데스(현대캐피탈)의 공격력 싸움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정규시즌 1위인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올해부터 챔피언결정전이 7전 4선승제로 치러지는데 노장이 많은 우리 팀으로선 부담된다. 누가 올라오느냐보다 경기 스케줄을 극복하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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