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스 끝내준 뒷심… 먼저 웃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1일 03시 00분


KCC에 4쿼터 초반까지 16점차 끌려가다 대역전

챔피언결정전 1차전 승리
3년만의 통합우승 첫 단추

정규시즌 1위 모비스가 3년 만의 통합우승을 향해 순항의 돛을 올렸다. 모비스는 31일 홈인 울산에서 열린 챔피언 결정전(7전 4선승제) 1차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KCC에 91-86의 역전승을 거두고 챔피언 트로피를 향해 순조로운 첫걸음을 뗐다. 역대 13차례의 챔피언 결정전에서 첫판을 이긴 팀이 우승을 차지한 것은 10번이다. 이로써 모비스는 우승 확률 76.9%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두 팀은 챔프전 대진이 확정되자마자 창과 방패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KCC는 정규시즌 평균 득점(83.6점) 1위로 최고의 공격력을 자랑하는 팀이고 모비스는 경기당 평균 실점(73.9점)이 가장 적은 팀이다. 특히 플레이오프에서 KCC는 평균득점 86점을 기록하며 정규시즌보다 더 강해진 화력으로, 모비스는 평균실점 68.5점의 더 촘촘해진 수비망을 앞세워 챔프전에 올라 팀 색깔을 다시 한번 분명히 했다.

이날은 KCC가 최고의 수비력을 자랑하는 모비스를 상대로 전반에만 47점을 기록하면서 기세를 올렸다. 수비 조직력이 무너지면서 1쿼터 후반부터 리드를 허용한 모비스는 4쿼터 초반 16점 차까지 뒤져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모비스는 경기 막판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했다. 4쿼터 종료 6분 47초 전부터 함지훈과 양동근, 브라이언 던스톤이 번갈아가며 내리 8점을 넣으면서 추격을 불씨를 댕겼고 종료 1분 30초를 남기고 김효범의 3점포로 86-86 동점을 만들어 홈팬들을 자리에서 모두 일어서게 만들었다.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은 모비스는 종료 52초 전 함지훈이 골밑슛에 이은 보너스 샷으로 역전에 성공했고 종료 직전 얻은 2개의 자유투까지 넣으면서 결정타를 날렸다. 함지훈은 양팀 최다인 26점을 넣었다.

KCC는 올스타전에서 당한 종아리 부상 이후 정상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센터 하승진이 빠진 자리를 테렌스 레더(23득점)가 무리 없이 메웠지만 1차전 승리를 따내는 데는 실패했다. 유 감독이 봉쇄해야 할 선수 1순위로 지목했던 KCC 가드 전태풍도 14점을 넣으면서 제 몫을 다했지만 팀의 패배를 막지는 못했다. 2차전은 3일 오후 3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울산=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 양팀 감독의 말


“수비 엉망… 이겼지만 불만”

▽모비스 유재학 감독=이번 시즌 경기 중에서 수비가 제일 안 됐다. 이겼지만 흡족한 경기는 아니었다. 안 줘도 될 점수를 20점 가까이 줬다. 양동근과 김효범을 중간에 쉬게 한 것이 막판 집중력을 발휘하는 데 도움이 됐다. 4쿼터 들어 상대 체력이 떨어지면서 슛 정확도가 낮아지는 걸 보고 뒤집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4Q 체력 떨어진 게 패인”

▽KCC 허재 감독=4쿼터 들어 체력이 떨어진 게 패인이다. 체력이 떨어지면서 약속된 수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외곽슛을 많이 허용했다. 모비스의 견고한 수비를 뚫는 데는 웬만큼 성공한 것 같은데 경기 후반 큰 점수 차로 앞서는 바람에 선수들이 방심했고 집중력이 흐트러지면서 턴오버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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