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15개 구단의 플레잉코치는 단 3명. 골키퍼 김병지(경남)와 최은성(대전)을 제외하고 필드플레이어는 김대의(36·수원삼성) 뿐이다.
경기 시작 후 그는 벤치에서 감독을 보좌하며 선수들을 불러 작전을 지시까지 한다. 그런 뒤 갑작스럽게 벤치를 떠난다. 다른 교체멤버들과 함께 경기장 구석에서 몸을 푼다. 교체 사인을 받으면 그라운드로 나서고 그렇지 않으면 벤치로 돌아와 코치 역할로 컴백한다. 제대로 된 1인2역이다.
● 쉽지 않았던 새로운 출발
김 코치는 이번 시즌 새롭게 플레잉코치를 맡았다. 전임 이임생 코치가 싱가포르로 떠난 뒤 차범근 감독은 그에게 새로운 역할을 줬다. 선수들의 훈련 워밍업 25분 정도를 책임진다. 선수를 지도하며 자신의 몸도 만들어야 한다. 그렇다보니 운동량이 후배들보다 뒤질 수밖에 없다.
훈련 부족으로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지만 그는 3월 31일 열린 AFC 챔피언스리그 허난 진예(중국)와의 경기에서 시즌 마수걸이 골을 신고했다. K리그에서 2경기를 뛰며 PK를 얻어내긴 했지만 정식 공격 포인트는 처음이다.
서서히 1인2역에 적응하고 있다.
● 노하우로 훈련 부족 극복
“부족한 훈련량을 어떻게 극복하냐”고 묻자 그는 “오랜 선수생활에서 얻은 노하우가 있다”고 했다. 짧은 시간에 가능한 호흡을 최대로 끌어올리기 위해 단거리 러닝을 최고 속도로 한다. 전술 훈련을 할 때 다른 선수들보다 더 적극적으로 뛰면서 체력을 쏟아낸다.
김 코치는 “워밍업을 제대로 못하니까 몸이 덜 풀린 상태에서 훈련을 나서기 때문에 힘들 때도 있다. 그러나 경기장에서는 감독님이 미리 말씀을 해줘 준비하는 데 지장이 없다”고 했다. 김 코치는 31일 허난전에서 일찌감치 차 감독의 주문을 받아 전반 중반 몸을 풀기 시작했다.
그는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로 나서 결국 팀 승리에 크게 일조했다.
● 선수단의 가교역할
김 코치는 선수들과 자주 이야기를 나눈다. 지난해까지 같이 선수로 뛰었기 때문에 선수들이 그를 여전히 ‘형’이라고 부르며 잘 따른단다. 그렇다보니 선수들이 힘들어하는 부분을 김 코치에게 상의할 때가 많다. 그러면 김 코치는 차 감독에게 이러한 사항들을 전달해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역할까지 맡고 있다. “선수들에게는 격려와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감독님과 선수들 사이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하려고 하는데 아직 초보라서 쉽지는 않다”고 말하며 그는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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