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숫자일 뿐이다” 밸리브리 ‘노장 투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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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3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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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馬 압도하며 우승 질주
최고 부담중량 받고도 펄펄

8세 노령마 ‘밸리브리’와 홍대유 조교사. “우승을 욕심내지 않는다”는 홍대유 조교사의 말에도 불구하고 밸리브리의 거침없는 질주는 계속된다. 사진제공 | 한국마사회
8세 노령마 ‘밸리브리’와 홍대유 조교사. “우승을 욕심내지 않는다”는 홍대유 조교사의 말에도 불구하고 밸리브리의 거침없는 질주는 계속된다. 사진제공 | 한국마사회
8살이면 경주마로서는 전성기를 한참 지난 고령이다. 그러나 많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요즘 거침없는 질주를 보여주는 ‘밸리브리’(미국, 외산1군, 6조 소속마)의 질주가 화제다.

밸리브리는 3월에도 1승을 또 챙기며 개인 통산 17번째 우승을 기록했다. 단지 나이와 우승 횟수가 화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더욱 인상적인 것은 전성기를 한참 지난 밸리브리가 짊어진 부담중량이다.

통상 경주마의 전성기는 4세 후반에서 5세 전반. 때문에 부담중량의 가장 기초라고 할 수 있는 마령 중량에서도 이 나이대의 마필들이 가장 많은 부담중량을 부여받는다. 그런데 이날 밸리브리는 같이 뛴 4∼5세 경주마들보다 무거운 60kg의 부담중량을 받았다. 객관적 전력에서 다른 젊은 마필들을 압도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대목이다.

물론 나이는 적잖은 부담이다. 밸리브리를 관리하고 있는 6조 홍대유 조교사(47·한국체대 생활체육 석사과정)는 우승을 욕심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그저 힘닿는 데까지 건강하게 달릴 수 있도록 해주는 게 내 역할이지 우승은 욕심내지 않는다”고 말했다.

밸리브리가 앞으로도 이처럼 좋은 경주를 펼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선도 있다. 높은 부담중량을 계속 부여받는다면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모든 경주마들이 결승선을 같이 통과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모토로 부담중량을 부여하는 핸디캡 전문위원들이 나이가 많는 이유로 특혜를 베풀리는 없기 때문이다. 결국 모든 것은 밸리브리에게 달렸다.

노장마의 저력을 보여주는 밸리브리의 ‘아름다운’ 질주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몰리고 있다.

이길상 기자 juna1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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