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포워드 추승균(36)은 ‘소리 없이 강한 사나이’로 불린다. 플레이가 화려하지는 않지만 뚝심 있게 제 몫을 해내기 때문.
추승균은 4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모비스와의 챔피언결정전(7전 4선승제) 3차전에선 소리 없이 강한 선수가 아니었다. 관중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눈부신 활약 끝에 2연패의 벼랑 끝에 몰렸던 KCC에 89-78의 첫 승을 안겼다. 주장인 그는 승부의 분수령이 된 3쿼터에서 성공률 100%(13득점)의 슛을 폭발시켰고 이후 체력이 소진된 동료들에게 소리를 질러대며 격려하는 등 플레이를 리드했다.
KCC 허재 감독은 “노장인데도 경기를 이끌어준 추승균 덕분에 5차전이 열리는 잠실로 갈 수 있게 됐다”고 칭찬했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도 “추승균은 정신력에서 우리 선수를 앞섰다”고 말했다.
2쿼터까지는 KCC가 앞섰지만 불안했다. KCC는 1쿼터 초반 테렌스 레더의 연속 득점으로 6-2로 앞선 뒤 리드를 지켰으나 모비스가 점수차를 계속 좁혀 들어왔다. 2쿼터 중반 1점차까지 쫓긴 KCC는 4분 24초를 남기고 모비스 박종천에게 레이업슛과 추가 자유투를 내줘 29-29 동점을 허용했다. 이어 KCC 전태풍이 파울로 얻은 자유투 2개 중 1개를 놓치고 모비스 브라이언 던스톤에게 덩크슛을 얻어맞아 30-31로 역전당했다.
승부의 기로인 3쿼터에서 분위기를 되살린 것은 추승균이었다. 그는 36-39로 뒤진 3쿼터 초반 3점슛에 파울로 얻은 추가 자유투까지 성공시켜 단숨에 40-39로 역전시켰다. 추승균은 3쿼터에서 3번의 2점슛, 1번의 3점슛, 4번의 자유투를 모두 성공시켜 3쿼터까지 점수를 67-59로 벌려 놓았다. 추승균은 34분 8초를 뛰며 19득점, 4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올렸다. 더욱이 상대 공격의 핵인 함지훈을 10점으로 막은 것도 그였다.
프로농구 선수 중 가장 많은 4번의 우승 경험이 있는 추승균은 “양 팀 모두 체력이 소진된 상태라 결국 정신력에서 승부가 날 것”이라며 “큰 경기 경험이 많아 별로 긴장하지 않는 내가 팀 내에서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4차전은 6일 오후 7시 전주에서 열린다.
전주=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양팀 감독의 말▼
“추승균 기대 이상 활약”
▽KCC 허재 감독=휴식 없이 이틀 연속 경기하느라 체력적으로 힘들었지만 가장 나이가 많은 추승균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하며 선수들을 이끌어줬다. 우리 선수들이 모비스보다 한 발 더 뛰어 이길 수 있었다. 4차전에서도 결국 정신력에서 승부가 날 것이다.
“정신력에서 우리가 졌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정신력에서 우리 선수들이 졌다. 우리는 약속된 플레이를 많이 하는 팀인데 (함)지훈이가 수비에 막혀 볼을 오래 소유하면서 플레이가 깨졌다. 양동근은 플레이를 리드해야 하는 역할인데 그러지 못했다. 급하게 플레이 하다 보니 실책이 많아졌고 조직력이 흐트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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