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KCC와 울산 모비스의 2009∼2010 KCC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 양 팀 선수들은 정규리그 54경기를 포함해 올 시즌 60경기 내외를 치렀다. 체력은 이미 바닥이 난 상황. 7일 전주에서 열린 4차전을 앞둔 모비스 임근배 코치는 “NBA를 제외하면 한국만큼 경기수가 많은 리그도 드물다”면서 “용병들도 많이 지쳐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잘 먹고 잘 쉬는 것 이외에 특별한 대책도 없다. 3차전을 끝내고, 모비스는 선수들에게 외박을 줬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2002한일월드컵 때 히딩크 감독도 때로는 강도 높은 훈련보다 휴식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하지 않았냐”고 했다.
3차전에서 극도의 체력 저하로 부진했던 함지훈은 아예 나가는 것도 귀찮아 “숙소에서 잠을 실컷 잤다”고 했다. 가벼운 훈련과 회식으로 재충전을 한 KCC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결국 양 팀 감독의 주문은 원론으로 돌아온다. ‘정신력’이다. 선수시절 깁스 투혼 정도는 예사였던 KCC 허재 감독은 “어차피 서로 전술은 거의 노출된 상황”이라면서 “누가 이기려는 의지가 더 강한가에 승부가 달려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 역시 “3차전에서 노장 추승균(36·KCC)의 활약에 선수들이 반성을 많이 했을 것”이라며 선수들의 분전을 촉구했다.
9일부터 잠실에서 열리는 5차전. 선수들은 더 무거워진 몸을 이끌고 코트에 선다. “리바운드 하나, 수비 하나.” 결국, 유재학 감독의 말처럼 백병전에서 승부의 열쇠는 마음에 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