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인듯 남자인듯… 중성美 화제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8일 03시 00분


‘슬램덩크’로 3년전 유튜브 달궜던 그녀, 美 그리너

3년 전 덩크슛을 팡팡 꽂아 넣는 17세 미국 흑인 소녀의 유튜브 동영상이 조회수 수백만 건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주인공은 지난해 텍사스 베일러대에 입학해 여자농구팀 주전 센터를 맡고 있는 브리트니 그리너(20·사진).

최근 미국대학농구 여자 1부 리그 토너먼트에서 베일러대를 4강까지 올려놓으면서 그리너가 다시 화제의 주인공이 됐다. 3년 전엔 그의 놀라운 농구 테크닉 때문에 주목받았다면 이번엔 그의 외모가 화제의 대상이다.

지난해 미국고교농구 여자부 올해의 선수상 수상자인 그의 신체조건은 마치 농구를 위해 태어난 것 같다. 203cm의 큰 키에도 체중이 79kg밖에 안될 만큼 호리호리한 몸매, 아래로 늘어뜨리면 손끝이 거의 무릎에 닿을 만큼 긴 팔, 350mm 사이즈 큰 발. 그리너의 윙스팬(양팔을 벌렸을 때의 길이)은 218cm로 국내 최장신(221cm)인 KCC 하승진의 226cm에 비해 8cm가 짧을 뿐이다. 그리너는 공중에서 360도를 회전해 슬램덩크를 터뜨릴 만큼 몸 전체가 탄력이 넘치며 목소리는 중성인 데다 올 초 한 경기에선 화가 나 주먹으로 상대 팀 선수의 코를 부러뜨릴 만큼 드센 성격이다.

그리너는 처음 본 사람들에게 “여자가 맞나”라는 의문을 일으킬 만큼 중성적이지만 동시에 묘한 아름다움이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6일 ‘그리너가 미에 대한 개념을 바꾸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스탠퍼드대 인문학부 테리 캐슬 교수의 말을 인용해 “그리너가 중성적인 여성에 대한 우리 사회의 고정관념을 바꾸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또 다른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사람들은 ‘공격적’ ‘근육질’ 같은 표현을 남성성으로만 규정하는 문화에서 벗어나고 있으며 동시에 ‘섹시한’ ‘아름다운’ 같은 표현도 성 구분이 무의미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리너의 외모에 가장 먼저 환호하고 나선 곳은 패션업계다. 미국의 저명한 스타일리스트이자 패션잡지 편집자인 케이티 그랜드 씨는 “다양한 계층에 매력을 줄 수 있는 모델과 일하고 싶었는데 그리너는 그런 점에서 환상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준결승에서 베일러대를 꺾었던 코네티컷대는 결승에서 스탠퍼드대에 53-47로 승리해 두 시즌 연속 무패 행진(78연승)으로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