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이정수(단국대)의 세계선수권대회 불출전 강압 파문에 대해 대한빙상경기연맹이 23, 24일 예정됐던 대표선발전을 연기하고 조사부터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연맹은 9일 “현 상황에서는 원만한 대회 운영과 공정한 선수 선발이 어렵다고 판단해 대표선발전을 9월 이후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연맹은 “불미스러운 사태로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한 말씀을 드리며 대한체육회의 감사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대회를 준비해 온 선수와 부모께도 송구스러운 말씀을 드린다”고 발표했다.
연맹은 이르면 다음 주에 조사위원회를 꾸릴 계획이다. 연맹 관계자는 “이사회를 구성할 시간적 여유가 없어 회장 직권으로 결정했다. 조사위원회는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 연맹 등 세 단체가 모여 구성할 것이다”고 말했다. 선발전을 아예 뒤로 미루고 조사위원회를 빠르게 구성하는 것은 연맹이 이번 사안에 대해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가를 보여준다.
조사위원회가 구성되면 지난해 대표선발전에서 벌어진 담합 의혹 등과 관련된 선수와 코치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하고, 코치와 선수 간에 대질 신문도 할 계획이다. 연맹 관계자는 “조사위원회 결과에 따라 잘못된 행위가 드러나는 선수와 코치는 상벌위원회에 넘겨 사안의 경중에 따라 최고 제명까지 내릴 수 있다. 그럴 경우 연금을 받는 선수들은 국민체육진흥공단 규정에 따라 연급 지급이 중단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코치의 강압적인 지시에 따라 불러주는 대로 사유서를 작성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진 김성일(단국대)은 이날 대한체육회 감사 결과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김성일은 “대한체육회의 질문에 코치와 이야기한 뒤 사유서를 썼다고 말했을 뿐이다. 감사 결과에 나온 것처럼 강압적인 것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한체육회 김용 감사실장은 “이번 감사 결과는 면담 대상자의 진술서와 답변서를 간추려서 발표했다. 정확한 표현은 아니더라도 그런 정황들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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