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35·미국)와 '탱크' 최경주(40)의 남다른 인연이 이어지고 있다. 8일 저녁(한국 시간) 개막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는 섹스 스캔들'로 명예가 추락한 우즈의 복귀전으로 더욱 관심을 모았다.
1라운드 시작 전 대회 조직위원회는 최경주와 매트 쿠차(미국)를 우즈의 1, 2라운드 동반자로 낙점했다. 최경주가 우즈의 파트너로 낙점된 데는 PGA 투어 7승을 거둔 풍부한 경험과 아시아의 간판스타란 점이 큰 영향을 미쳤다. 최경주는 이전까지 2차례 매치플레이를 포함해 12차례나 우즈와 같은 조에서 맞붙었다.
2라운드까지 나란히 공동 3위를 차지했던 둘은 11일 열린 3라운드에서도 한 조를 이뤘다. 마스터스는 3라운드부터 성적에 따라 2명씩 조를 짜는데 두 선수는 같은 스코어를 기록해 같은 조가 됐다.
한 술 더 떠 둘은 12일 오전 막을 내리는 최종 4라운드에서도 동반자가 됐다. 최경주는 11일 미국 조지아 주 오거스타내셔널GC(파72)에서 열린 3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2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치며 합계 8언더파 208타로 공동 3위를 유지했다. 우즈도 역시 이날 2타를 줄였다.
최경주는 "대회 첫 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한 선수와 동반 플레이를 하는 것은 아주 드문 일이다"며 "우즈와는 이제 서로 너무 잘 아는 사이로 오히려 편한 상대와 치는 게 좋다"고 말했다.
PGA 투어 측은 우즈가 최경주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PGA 통신원 브라이언 캐트렉은 "섹스 스캔들 이후 부담을 갖고 첫 대회에 나선 우즈는 감정 조절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4라운드 72홀 내내 금욕주의자 같은 최경주를 옆에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그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우즈는 1라운드부터 최경주와 '이놈, 저놈' 같은 한국말 농담을 주고받았고 3라운드 11번 홀에서 최경주가 어렵게 파를 세이브하자 "아주 잘 막았다"며 칭찬을 건네기도 했다. 최경주와 우즈는 단독 선두(12언더파 204타) 리 웨이스우드(잉글랜드)와 4타 차이라 언제든 역전 우승이 가능한 상황이다. 둘은 12일 오전 3시 반 라운드에 돌입했다. 양용은(38)과 앤서니 김(25)은 3라운드 공동 9위(5언더파 211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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