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몬타뇨(27)의 마지막 득점이 성공되자 박삼용(42) 감독은 두 팔을 번쩍 치켜든 채 강호경 수석코치, 김희석 코치를 얼싸안았다. 주장 김사니(29)와 최선참 장소연(36)도 후배들과 포옹하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5년을 기다렸던 우승의 순간은 지난 인고의 세월을 모두 잊을 만큼 달콤했다.
프로 원년이던 2005년 초대 챔프 이후 통산 두 번째 우승이다. 지난 시즌까지 2년 연속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던 아픔도 훌훌 털어버렸다.
KT&G는 현대건설에 정규리그 1승6패로 철저히 열세였다. 챔프전에서도 3차전까지 1승2패로 몰렸다.
그러나 4,5,6차전에서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가장 큰 원동력은 ‘가족과도 같은 결속력’이다. 박삼용 감독의 리더십 하에 선수들이 똘똘 뭉쳤다. 박 감독은 4라운드 막판 수비 포지션에 변화를 줄 때도 선수들에게 먼저 동의를 구했다. 시즌 중 포지션 변화는 좀처럼 보기 드문 일. 그러나 “지금 같으면 챔프전은 가도 현대건설은 못 이긴다. 나를 믿고 바꿔보자”는 박 감독의 설득에 선수들도 두 말 없이 따랐다.
결과는 적중했다. 백전노장 세터 김사니는 안정된 볼 배급으로 경기를 이끌었고 장소연은 전광석화 같은 이동공격과 속공으로 상대 블로커들을 무력화시켰다. 몬타뇨(27)는 현대건설에 약하다는 평을 비웃듯 챔프전 6경기에서 228득점을 몰아치며 현대건설 케니(177득점)를 압도했다. 몬타뇨는 기자단 최우수선수 투표에서 37표 중 29표로 김사니(7표)를 제치고 MVP에 뽑혀 상금 500만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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