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686이닝 12년 연속출장 기록 멈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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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20일 03시 00분


日프로야구 한국계 가네모토
어깨 부상으로 대기록 마감

‘철인’ 가네모토 도모아키(한신)는 2006년 4월 9일 칼 립켄 주니어(미국)가 보유하던 전 이닝 연속 경기 출장 기록을 경신했다. 영원할 것 같던 그의 전 이닝 연속 경기 출장 기록이 1492경기로 막을 내렸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철인’ 가네모토 도모아키(한신)는 2006년 4월 9일 칼 립켄 주니어(미국)가 보유하던 전 이닝 연속 경기 출장 기록을 경신했다. 영원할 것 같던 그의 전 이닝 연속 경기 출장 기록이 1492경기로 막을 내렸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18일 일본 요코하마스타디움에서 열린 요코하마와 한신의 일본프로야구 경기. 선수 소개 때 팬들은 자신의 귀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언제까지나 그 자리에 있을 것 같던 가네모토 도모아키(42)의 이름이 빠져 있었기 때문이다. 관중석 여기저기서 탄식이 흘러 나왔다. 철저한 자기관리와 불굴의 의지로 ‘아니키(형님)’란 애칭으로 불리는 가네모토의 대기록은 이렇게 마침표를 찍었다.

부모가 한국인인 재일동포 3세 가네모토는 ‘철인 중의 철인’으로 평가받는다.

가네모토는 히로시마 시절이던 1999년 7월 21일 한신전을 시작으로 이날까지 1492경기 동안 전 이닝을 한 번도 빠지지 않고 경기에 나섰다. 이닝으로 따지면 무려 1만3686이닝이다. 메이저리그의 철인 칼 립켄 주니어(전 볼티모어)의 903경기를 진작 넘어섰다.

프로야구 선수에게 부상은 숙명과 같지만 부상마저도 뛰어넘어 대기록을 이어간 게 가네모토다. 왼손 타자인 가네모토는 2004년 7월 29일 주니치전에서 이와세 히토키가 던진 공에 왼쪽 손목을 맞고 연골 손상 진단을 받았다. 그러자 동료의 가벼운 배트를 빌려 오른손으로만 타격해 안타를 뽑아냈다. 2006시즌에는 왼쪽 무릎 반월판 손상이라는 중상을 입은 채 전 이닝 연속 경기 출전을 이어갔다.

올해도 시즌 초부터 오른쪽 어깨 부상을 당해 극심한 통증을 참고 경기에 나섰다. 하지만 하루 전인 17일 경기에서 외야에서 던진 공이 3루수까지 가지 않자 전 이닝 연속 경기 출전 기록을 스스로 포기했다. 가네모토는 “더는 팀에 폐를 끼칠 수가 없었다. 팀 승리를 위해 나를 스타팅 라인업에서 빼 달라고 감독님께 부탁했다”고 말했다.

이로써 2004년 4월 2일 요미우리전 이후 이어오던 4번 타자 전 이닝 연속 경기 출전도 880경기에서 끝을 맺었다. 하지만 이날 8회 대타로 나서면서 연속 경기 출전 수는 1638경기로 늘렸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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