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선수들은 장비에 예민하고 욕심이 많을 수밖에 없다. 두산 이종욱은 방망이를 까다롭게 고르기로 유명하고, 김현수도 ‘수집’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배트 욕심이 많다. 그러나 임재철은 ‘수달(수비의 달인 줄임말)’이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글러브에 애착이 남달랐다. 두산 관계자는 “임재철 선수의 배트가방에는 글러브가 한 가득”이라며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글러브를 바꾸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임재철은 “들고 다니는 것은 2개밖에 없다”며 반박했지만 “7개 정도 되는 것 같다”고 고백했다. 이유는 역시나 수비를 잘 하기 위해서.
임재철은 20일 잠실 SK전을 앞두고도 주먹으로 글러브를 팡팡 치며 “이것도 기를 불어넣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잠실 롯데전 6회 2사 만루에서 홍성흔의 잘 맞은 타구를 간발의 차로 놓치면서 역전패 당한 것이 못내 마음에 걸리는 모양. 새 글러브를 불펜 위에 올려놓는 의식(?)까지 치른 그는 “나가서 제대로 기를 받고 오겠다”고 씩씩하게 외치며 외야 수비훈련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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