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마르게 기다렸던 한 방. 벤치에 머무르는 동안 이를 갈며 벼려온 방망이가 마침내 불을 뿜었다. 한 번으로도 모자라 세 번이나 안타를 쳐냈고, 그 중 하나는 일본 진출 후 두 번째 홈런이었다. 사방에 꽃이 피는 봄의 한복판에서 ‘꽃범호’가 만개했다.
소프트뱅크 이범호는 22일 일본 후쿠오카 야후돔에서 열린 세이부와의 홈경기에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 5회 동점 2점 홈런을 포함해 4타수 3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일본 진출 이후 첫 3안타이자 시즌 네 번째 멀티히트. 그리고 9일 니혼햄전 이후 13일 만에 터진 시즌 2호포였다. 0.194까지 떨어졌던 타율은 단숨에 0.250(40타수 10안타)으로 뛰어올랐다.
하이라이트는 단연 세 번째 타석. 이범호는 4-6으로 뒤진 5회 2사 2루에서 세이부 두 번째 투수인 우완 노가미 료마와 맞섰다. 낮게 떨어지는 초구 슬라이더는 볼, 바깥쪽 낮은 2구 직구는 스트라이크. 그리고 볼카운트 1-1에서 노가미가 던진 직구(137km)가 몸쪽 가운데로 쏠렸다. 이범호는 힘차게 잡아당겼고, 타구는 왼쪽 담장을 넘어 120m를 날아갔다. 덕분에 승부는 다시 6-6 원점으로 돌아갔다.
앞선 두 타석에서도 눈부셨다. 2-3으로 뒤진 2회 첫 타석에서 선발 니시구치 후미야의 6구째 바깥쪽 낮은 슬라이더를 부드럽게 밀어 우전 안타를 만들어냈다. 또 2-6까지 점수차가 벌어진 4회에도 역시 선두타자로 나섰다가 3구째 몸쪽 낮은 역회전볼(134km)을 다시 밀어 쳤다. 방망이가 부러지면서 또다시 우전 안타. 그러나 두 번 모두 후속타가 터지지 않아 득점은 추가하지 못했다. 7회말 2사 2루 마지막 타석에서는 2루 땅볼로 물러났다.
이범호의 홈런에 힘입어 맹렬히 추격했던 소프트뱅크는 경기 후반 불펜진이 무너지고 추가점수를 뽑지 못해 6-11로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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