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시간 정해놓고 하는 종목이 아니다. 그래서 흐름에 민감하다. 오후 7시6분 문학구장, 롯데의 3회초 공격이 개시될 시점에 게임이 중단됐다. 소나기가 쏟아진 것. 롯데가 2회초 터진 박종윤의 선제 2점홈런으로 앞섰고 있었다. 그러나 비가 멎기까지 43분이 흘렀다. 다시 재개된 뒤 4회말 롯데는 순식간에 5실점, 역전당했다. 3루수 이대호(사진)의 번트 수비 실수, 중견수 김주찬의 어설픈 외야 포구 등 자멸에 가까웠다. 이후에도 좌익수 손아섭, 1루수 박종윤, 유격수 정훈의 어설픈 수비가 줄을 이어 속절없이 대량실점을 하고 말았다. 하늘마저 롯데를 저버린 꼴이다. 그러나 하루 이틀도 아니고 ‘천하무적 야구단’ 수준의 수비 실수가 반복되는 현실을 어찌 불운 탓으로만 돌릴까? 애꿎게도 선발 송승준(4이닝 7실점 5자책)만 형편없는 투수로 전락시키고 말았다. 야구 기록의 모순점마저 생각나게 만드는 롯데의 ‘막장수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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